건조대가 작은방에 있어서,
세탁된 엄마옷을 가지러 들어갔다.
언제부터 걸려 있었던 옷일까?
유명브랜드 로고가 박힌 남자티셔츠가
벽 옷걸이에 걸려 있었다.
아빠에게 이런 비싼 티셔츠가 있었던가?
거의 새것이네...
내가 사준 신발도 아깝다고
병원 가실 때나 신고 가시던 아빠.
이 옷 또한 아깝다고 몇 번 입지도 않으셨네.
순간,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짜증날정도로 무엇이든 아끼셨던
아빠의 모습이 떠올라
금세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집에서
아빠의 남겨진 흔적들 때문에
엄마도 나도 서로 몰래
울고 있는 날들이었다.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숨죽여 울고 난 후,
엄마 옷을 찾아서 거실로 나가면서 말을 했다.
"엄마... 작은방 벽에 걸려있는
아빠 꺼 비싼 살색티셔츠 거의 안 입으셨네~"
운탓인지 의도치 않게 코 맹맹한 소리가 나오고
또다시 눈물이 조금씩
나도 모르게 흘리고 있었다.
엄만 내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기억을 잘 못하셨다.
"비싼 살색티셔츠?"
답답한 마음에 그 옷을 가지고 와
엄마 앞에 보여드렸다.
"봐봐 거의 새 옷이 자나!!
아빠는 이 옷도 아깝다고 안 입으셨네!"
엄마는 옷을 보고 만져보더니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이 옷 네 아빠 옷 아닌데?"
엥?
아빠옷 아냐? 하는 내 말에 답답하다는 말투로
"아빠가 입기엔 사이즈가 크잖아 ~"
대. 체. 나
그제야 머릿속이 객관화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아빠는 백 사이즈를 못 입으셨지.
세월의 흐름이 길어질수록
아빠의 체구는 작아지셨고,
아빠의 옷이 안방이 아닌
작은방에 걸렸있다는 건
아빠 옷이 아님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순간 턱 쪽으로 흐르던 눈물이
가뭄을 만나 삽시간에 다 말라버렸다
내 연민에 빠져 아빠를
핑계 삼아 울고 싶었던 것일까?
정말 아빠가 그리워 운 것일까?
그럼, 저 옷은 누구의 옷일까?
우리 집이 큰집이라 명절 되면
친척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그분들의 옷이 아닐까 하는
엄마의 말씀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끄덕임과
혼자 자기 연민에 빠져
흘렀던 눈물이 민망함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울고 싶었나 보다.
아니... 아빠가 보고 싶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