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블루(Midnight Blue) Ⅰ
밖은 봄바람이 거실 커튼을 살랑거리게 하는 느긋한 밤이다.
길가의 술집들에는 사람들도 많이 나와서 흥청흥청할 것이다.
어쩐지 나도 친구들과 신나게 돌아다니며 놀고 싶은 밤이다.
그렇건만 나는 홀로 식탁에 앉아 지워지지 않은 컵 자국을 손으로 문지르며
왠지 처량한 생각이 드는 것과
니 라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던 그녀가 결국은 홧김에 결혼을 한 것과
그렇게도 살뜰하던 내 강아지 봄이가 저 밤하늘 먼 곳으로 가 별이 된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무 엔지 신이 나서 발맞춰 노래까지 부르는 연인들을 보는 것과
어느 밤 발열에 해열제 하나 찾지 못했던 것과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구수한 된장찌개 한 그릇 내어줄 사람 한 명 없는 것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나를 뜨겁게 하는 것도 생각한다.
- 백석을 그리워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