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두면 찬바람이 들어와 뼈가 시리다.
그렇다고 문을 닫아걸면, 방 안의 공기가 탁해져 숨이 막힌다.
젊은 날엔 곁을 내어주고 상처받을 때마다 억울했다.
내 진심이 가시가 되어 돌아오는 게 분해서, 마음의 문에 이중 삼중으로 자물쇠를 채웠다.
그러면 평화가 올 줄 알았다.
하지만 문을 잠근 그 방엔 '고독'이라는 또 다른 자객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야 알겠다. "곁을 내어주어서 받는 상처와, 곁을 내어주지 않아서 얻는 고독의 아픔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총량 불변의 법칙처럼, 산다는 건 어차피 나에게 할당된 분량의 아픔을 견디는 일이었다.
세상 살아가면서 어떤 아픔은 피할 수 없고, 다만 그 형태가 다를 뿐이다. 둘 다 아프다면, 나는 차라리 문을 열어두는 쪽을 택하겠다. 고독의 싸늘한 냉기보다는, 가끔은 시리더라도 사람의 온기가 섞인 바람을 맞는 게 나으니까.
그래서 난, 뭐든 설명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맞은 찬바람에 대해, 내가 선택한 문에 대해. 그냥 묵묵히 견디고, 묵묵히 곁을 내어주는 것. 그게 내가 뒤늦게 배운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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