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언일맥(一言一脈) 일곱번째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by 이민행

1.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스포츠는 우리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인간의 육체에 한계를 뛰어넘고, 몸과 몸으로 부딪치며 펼치는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전율과 떨림을 느끼게 됩니다. 최고의 선수, 최고의 팀을 응원하는 경우도 많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응원하게 되고, 한단계씩 밟아 올라가는 모습에 열광하죠.

흔히 언더독의 반란이라고 하는 경우죠.


오늘 소개해 드릴 명언은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MLB(Major Legue Baseball)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요기 베라(1925~2015)가 1973년 뉴욕 메츠의 감독으로 있던 시절 남긴 유명한 말입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요기 베라


1973년 뉴욕메츠는 시즌 중반까지 네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팬들과 언론의 거센 비난에 몰렸지만 그는 선수들과 팀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기적처럼 반등에 성공하며 지구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고,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결국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비록 결승상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7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아쉽게 패하지만, 이 시즌은 미국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드라마로 길이 남게 됩니다.

선수시절 10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18번의 MVP를 수상할 만큰 위대한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그의 이 말은 이후 스포츠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사용하는 유명한 명언이 되었습니다.


2.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


중국 전국시대의 유가 사상가인 순자(荀子)는 맹자의 성선설을 반대하여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을 주장하였습니다. 오직 끊임없는 학습과 수양을 통해 악한 본성을 극복하고 선한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았죠. 그의 저서인 권학편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锲而舍之, 朽木不折锲而不舍, 金石可镂 (계이사지 후목부절 계이불사 금석가루).”

자르다 그만두면 썩은 나무도 자를 수 없고, 자르다가 포기하지 않으면 쇠나 돌도 새길 수 있다.

— 순자, 『권학(勸學)』


순자가 주장한 악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 교화되고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은 공부와 수양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가는 꾸준한 태도야 말로 선(善)에 도달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한 것이죠.


3. 서양철학에서 말하는 인내와 끈기


스토아 학파는 자기 훈련과 운명을 받아들이는 수용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단련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나를 둘러싼 외부적인 환경과 상황은 내가 통제할 없는 영역이지만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라고 하였죠.


“지속적인 노력만이 위대한 영혼을 만든다.”

— 에픽테토스, 『담화록』

“어떤 일이 너를 멈추게 하지 않았다면, 넌 아직 실패한 게 아니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노예 출신의 철학자였던 에픽테토스와 로마제국의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스토아 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이었고, 둘 모두 삶에 대한 끊임없는 인내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강조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실패란 넘어졌을 때 일어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었죠.


4. 과학에서 말하는 끝없는 도전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과학은 실패가 일상인 분야입니다.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비로소 위대한 발명이나 발견이 이루어 지죠.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지만요.

폴란드의 위대한 과학자였던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1934)는 노벨 물리학과 화학 두분야에서 수상하였고 라듐의 분리, 방사능 연구, 엑스레이의 개발 등 수많은 업적을 가지고 있죠. 그녀를 대표하는 단어는 바로 '도전'입니다.

방사능의 위험성조차 명확하지 않았던 시절, 퀴리는 수천 번의 실험을 반복하며 수백 톤의 광석에서 1g의 라듐을 추출해냈습니다. 지속적인 방사능 노출로 건강은 악화되었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 마리 퀴리


그녀의 이 말은 과학이라는 이름의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진리에 다가가고자 하는 집념의 마음가짐을 잘 보여줍니다.


5. 문학에서 말하는 불굴의 정신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미제라블』은 사회의 냉혹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희망을 붙들고 살아가는 인간의 위대함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 장 발장은 가난 속에 빵 하나를 훔친 죄로 19년 간 감옥살이를 하고 출소하게 되지만, 전과자라는 낙인은 그를 또 다른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죠. 하지만 한 성직자의 용서와 자비가 그를 바꾸어 놓고, 그는 끝없는 삶의 역경을 이겨내며 선(善)의 길을 선택합니다.

장 발장의 삶은 단순한 한 인간의 성공담이 아닌, 인내와 회복, 그리고 끈기의 서사입니다. 수없이 쓰러지고, 좌절하며, 비틀거리면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딸 코제트를 지키기 위해, 억울한 이들을 돕기 위해, 자신에게 부당하게 들이닥치는 불운에도 맞서며 그는 늘 끝까지 싸워냅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한 때 '중꺾마'라는 말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죠. 유명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에 참가한 선수의 인터뷰에서 시작되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우리 선수들이 태극기에 쓰고 나와 더욱 유명해졌죠.

요기 베라가 말한 요지는 포기하지 않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입니다. 알 수 없는 미래의 결과를 단정 짓기보다,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가져야 하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착각일지 모릅니다. 현재를 미루어 미래를 짐작하는 것이지 100%의 확신이란 있을 수 없죠. 우리는 예언가가 될 수는 없지만, 노력가는 될 수 있습니다.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감으로써 짐작되는 미래의 가능성을 높여가는 것이죠.


『포기는 배추셀 때나 하고, 오늘도 그냥 하는 겁니다.』


하나의 명언이 하나로 흐르다.

– 일언일맥(一言一脈) -

이전 06화일언일맥(一言一脈) 여섯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