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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향기 May 07. 2024

몰입의 즐거움

새로운 세상, 기타의 세계!

올해 1월부터 6개월 간 참여하고 있는 장기연수 과정에서 기타를 배우고 있다. 특별활동 과정의 하나인데 기타를 치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 신청했다. 기타를 배우다 보니 기타라는 악기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기타는 노래를 부르기 위한 반주로만 생각했는데 오롯이 기타에서 나는 소리가 너무나 감미롭게 들렸다. 강사님께서 특별한 곡을 연주해 주실 때 어찌나 황홀하게 들리던지! 노래를 듣던 감흥과는 또 다른 세계이다.


기타를 처음 접하기에 강사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따라 하려고 최대한 집중해 본다. 나의 기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 땀 한 땀 기타 줄을 튕기다 한 번쯤 제대로 소리가 나면 기쁘기 그지없다.


기타를 치는데 집중하다 보면 마음속에 환한 불이 켜지면서 머릿속 잡음이 서서히 사라진다. 방금까지 정책연구를 하느라 분임원들과 아웅다웅했던 일도 먼 나라 속 이야기가 된다. 아직은 기타를 치는 자세가 익숙하지 않아 손도 아프고 어깨도 결리지만 얼굴엔 미소가 지어진다.


다른 연수생들도 특별활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 방송댄스를 연습하며 얼굴에 땀이 번지면서도 미소가 완연한 연수생도 있고, 새 탁구채를 들고 어느 때보다 신이 나 보이는 연수생도 있다. 그들의 즐거움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 왔다. 함께 출퇴근을 하는 연수생 언니들은 캘리그래피로 마음에 와닿는 문구를 쓰고 벚꽃 사진을 찍으러 가서 지금껏 가장 아름다운 꽃구경을 했단다.


특별활동에 열중하며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들 새로운 배움에 집중했고 한 가지에 몰두하는 것이 각자의 삶에 새로운 싹을 틔우는 것 같았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맛볼 수 있는 재미 중 하나가 이런 몰입의 즐거움이지 않을까.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자녀가 좋아할 대상에 관심을 집중하다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대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온 것이다. 이제는 부쩍 커버린 아이들이 내 손을 타지 않아 공허함을 느낄 때, 일터에서 동료가 내 마음 같지 않아 불편할 때도, 내가 좋아하는 대상으로 몰입한다면 그 시간을 무난하게 겪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연수과정은 쉽지만은 않지만 특별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뎌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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