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국 여행기1

드디어 미국 가다!

by 바람꽃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가 바로 '세계 여행'이다.

사실 이 꿈을 갖기 시작한 지는 별로 오래되지 않았다. 내 나이는 이미 50을 넘어섰고 내가 아주 건강해서 넉넉히 70세까지 한해에 한번씩 만이라도 꼬박꼬박 해외여행을 간다고 해도 겨우 15번 정도 남았다.

더군다나 해가 거듭될수록 지구 온난화나 자연재해로 인해 여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해에 인근 지역에 있는 무안공항이 폐쇄되는 바람에 가까운 동남아조차도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렇게 여행에 조바심을 내고 언제든, 어디든 기회만 있으면 가고자 하는 작은 소망이 내 마음속에 '콕!'하고 박히게 된 것 같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므로 가끔 여행사에서 보내주는 상품을 골라 수시로 남편에게 미끼를 던졌다.

다행히 남편도 여행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어서 내내 무심한 척 하더니 생각지도 못한 대어에 걸려들었다. 내 평생 TV로만 봤지 한번도 꿈꿔본 적이 없는 '미국행' 월척을 드디어 낚았다.

비록 ‘패키지’이지만 말로만 듣던 거대한 나라를 직접 방문한다고 생각하니 긴장되기도 하고 많이 설레었다. 출발도 하기 전에 혹시라도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좋아질까봐 나름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허리에 갑자기 통증이 생겨서 떠나기 직전까지 매일매일 물리치료를 받는 정성도 들였다.


우리 일정은 2025.5.23.(금)부터 6.1.(일)까지 7박 10일이었다.

세계 정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정책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어수선하고 정신없었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미국 동부’와 단풍국 또는 드라마 '도깨비'로 익숙한 ‘캐나다’로 가기로 했다.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 매일매일 생각나는대로 조금씩 물건들을 챙기며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잠을 설치기도 했다.


미국으로 출발하기도 전에 ‘옵션’에 대해 남편과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헬리콥터를 10분 정도 타는 상품’이 있었는데 남편이 ‘최근에 미국에서 헬기 사고가 있었다’며 위험하다는 핑계로 빼자고 했다. 나는 ‘그때 아니면 언제 타보냐고 그냥 탔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행히 주변 친구들이 ‘여행 간 김에 웬만하면 추천하는 상품은 하는게 좋겠다’고 설득해줘서 긍정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사실은 시간에 비해 경비가 비싸니까 돈을 좀 아껴보려는 꼼수도 없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떠나기 전에 무엇보다도 가장 걱정이었던 것은, ‘집에 있는 냥이가 혼자 잘 지낼 수 있을지, 이틀마다 먹이를 챙겨주는 길냥이들 밥은 어떻게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집냥이는 딸과 지인에게 부탁을 했다. 그리고 길냥이는 어쩔 수 없이 최대한 밥을 많이 남기고 가기로 했다.


며칠 전부터 밥을 안먹어도 배 부른 것 같고 잠을 못 자도 멀쩡한 듯한 신기한 증상이 나타났다. 덕분에 정작 인천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는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약 기운에 취한 듯 내내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공항 근처에 사는 다른 사람들은 밤 비행기 시간에 맞춰 천천히 출발했을텐데 우리는 거의 땅끝에서 출발한 지라 아침부터 이미 여행 일정은 시작되었다.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저녁도 챙겨 먹고 거의 10시가 다 되어 드디어 미국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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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고 자다, 깨다를 여러 번 반복하며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아침 8시를 가르키는데도 하늘은 계속 깜깜한 밤이었고 보름달만 환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미국 최대의 도시인 뉴욕으로 13시간 정도 걸렸고 시차는 한국보다 14시간이나 늦었다.

'우리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중~~!'

작년에 중국 백두산 갈 때는 한국 시간으로 저녁이어도 하늘 길에 계속 해가 떠 있더니 이번에는 가도 가도 계속 밤이어서 참 신기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밝고 푸르스름한 보름달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듬성듬성 깔린 조각 구름들이 달빛을 받아 환하게 반짝였다. 우리는 조금씩 뉴욕의 까만 밤 속으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화장실도 가고 싶고 목도 마른데 창가 쪽에 앉아 있어서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나는 하늘을 오래오래 바라볼 수 있는 창가 자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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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하면 거대한 도시가 생각나서 화려한 불빛들이 사방에서 반짝일거라 생각했는데 거의 도착 예정인데도 불구하고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마을은 어느 한적한 시골인 것처럼 어두웠다.

얇게 깔린 구름 아래 촘촘한 나무들 사이로 은은한 불빛들이 반짝였다. 집집마다 마치 크리스마스 전구를 달아놓은 것처럼 무척 포근하게 느껴졌다.

미국시간으로 22:30분에 뉴욕 EWR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역시 큰 비행장이라 한밤중에도 여러 대의 비행기가 지속적으로 떠나고 내렸다.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열심히 사진도 찍고 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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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밤 기온은 무척 싸늘했다. 날씨는 우리 나라와 비슷한데 엊그제만 해도 무척 더웠다가 3일 동안 계속 비가 와서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고 했다. 다행히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날씨는 아주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콩나물이 거의 없는 콩나물국과 돼지고기 두루치기, 호박볶음과 김치가 담긴 한식 도시락을 주었다. 밥 먹고 바로 자면 살찔까 걱정이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점심 시간대이고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고 하니 우선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밥맛은 괜찮았다.

이제 겨우 미국의 밤거리만 봐서인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제 곧 새벽 여명이 어슴푸레 찾아들면 한국에는 저녁노을이 조금씩 물들겠지’ 생각하며 또 잠을 청한다.


우리의 여정은 '뉴욕→워싱턴→나이아가라→토론토→몬트리올→퀘백→뉴욕→인천' 이다.


< 다음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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