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추억

by 바람꽃

새벽 바람에 이는 푸른 기운과

하얀 포말에 섞인 파도소리를 뒤로하고

고기잡이 배는 아침 햇살이 고개를 내밀기도 전에

부지런히 수평선을 향한다


늦은 기지개를 켜며 동네 귀퉁이에

하나 둘 모여든 개구쟁이 아이들은

땟국물이 선명하게 찍히도록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골목을 누빈다


어린 아기를 등에 업고 집안 일 하던

아낙네의 시선은 하루 종일

남편을 데리고 나간 바다에게 향해 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마을을 지키던

흔적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지금은 빛바랜 옛 추억과 고요한 정적만이 아련히 남아 있다

드넓은 바다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너울너울 물보라를 인다


이젠 고기 잡는 어부도 골목을 지키던 아이들도

모두 사라진 텅 빈 골목에

오직 허리가 구부정하게 휜 쓸쓸한 노모와

고독한 그리움과 지루한 기다림 뿐!

빈집을 지키는 새끼고양이가 나른하게 하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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