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빈칸

by 슈펭 Super Peng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늘 빈칸으로 남아

밤마다 나를 찾아온다.

세상이 던져준 이름과 역할들

그 단어들을 덧씌워봐도

여전히 공허한 여백.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수많은 발자국들이

사라져가는 모래밭 위를 걷는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만들었을까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를 기억할까

의미 없는 발걸음들이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는 순간.

나는 어디로 가는가.

끝을 알 수 없는 길 위,

나를 끌어당기는 것은

과거의 짐도, 미래의 약속도 아닌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숨결.

나라는 빈칸을

살아가는 동안

치열하게 채워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존재에 대한

가장 솔직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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