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파리의 기어(記語), 태엽처럼 얽혀
태초의 혼돈에서 비의(秘意)의 짐승을 빚네.
풀리지 않는 만유(萬有)의 공모는
어제의 말, 내일의 불안을
하나의 묵직한 덩어리 속에
응축시킨다.
인과(因果)로 직조된 직물 속에서
기울어진 시간은 잔해만을 끌어안고
광물성(鑛物性) 고독의 껍질을 단단히 한다.
이 불투명한 액체형(液體形)의 실체는
벽체의 모세혈관을 따라
지연(遲延)된 파멸을 운반한다.
침묵의 연금술이
모든 복잡한 연루(連累)를 해체하는 대신
가장 단단한 모양으로 굳히고 있다.
손끝에 감지되는 이 질량(質量)의 무게는,
스스로 해체될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영원히 정박(定泊)하는
얽힘의 표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