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셈과 뺄셈으로 이루어진 관계

by 슈펭 Super Peng


​I
​어떤 날 당신의 존재(存在)덧셈과 뺄셈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분명한 덧셈이었다.
투명한 공기에 응결(凝結)하는 고요(靜)처럼,
나의 빈 여백(餘白)에 스며들어 충만(充滿)해지는 무거운 빛.
우리가 하나의 긴 그림자를 나누어 가질 때,
세계는 비로소 온전(穩全)한 화음(和音)을 이루는 듯했다.

​II
​그러나 밤이 깊어지면 나는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빼내는(減) 행위(行爲)를 배운다.
당신의 목소리, 눈빛, 옅은 미소의 온도(溫度).
기억의 서랍 속에서 희미하게 소멸(消滅)하는 필연(必然)의 자국들.
이 부재(不在)는 덧셈이 남긴 총량(總量)을 뒤흔들고,
손목을 긋듯 예리하게 내 마음을 분할(分割)하는 균열(龜裂)이 된다.


​III
​계산(計算)은 언제나 오류(誤謬)를 낳았다.
당신이 더해졌다고 믿었던 날, 나는 실은 나를 분실(紛失)했고.
당신을 지웠다고 착각했던 맑은 아침,
덧셈의 상처는 더 깊은 뺄셈으로만 증명(證明)된다.
우리는 끝없이 서로의 절반(折半)을 더하고 빼는,
영원히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미지(未知)의 연립방정식(聯立方程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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