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어떤 날 당신의 존재(存在)덧셈과 뺄셈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분명한 덧셈이었다.
투명한 공기에 응결(凝結)하는 고요(靜)처럼,
나의 빈 여백(餘白)에 스며들어 충만(充滿)해지는 무거운 빛.
우리가 하나의 긴 그림자를 나누어 가질 때,
세계는 비로소 온전(穩全)한 화음(和音)을 이루는 듯했다.
II
그러나 밤이 깊어지면 나는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빼내는(減) 행위(行爲)를 배운다.
당신의 목소리, 눈빛, 옅은 미소의 온도(溫度).
기억의 서랍 속에서 희미하게 소멸(消滅)하는 필연(必然)의 자국들.
이 부재(不在)는 덧셈이 남긴 총량(總量)을 뒤흔들고,
손목을 긋듯 예리하게 내 마음을 분할(分割)하는 균열(龜裂)이 된다.
III
계산(計算)은 언제나 오류(誤謬)를 낳았다.
당신이 더해졌다고 믿었던 날, 나는 실은 나를 분실(紛失)했고.
당신을 지웠다고 착각했던 맑은 아침,
덧셈의 상처는 더 깊은 뺄셈으로만 증명(證明)된다.
우리는 끝없이 서로의 절반(折半)을 더하고 빼는,
영원히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미지(未知)의 연립방정식(聯立方程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