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이라는 이름의 열병

by 슈펭 Super Peng

그날의 습지는 너무 맑았다. 푸른 하늘 아래, 새로 연 문에서 터져 나온 금빛 환호가 물줄기처럼 튀어 올랐다. 그 환대(歡待)의 가장 먼 곳에서 작은 철제 관(棺)이 햇빛을 받았다.

준비된 비상(飛上)의 시간은 지연되었다. 철의 격벽(隔壁) 안에서 모든 온기(溫氣)는 질식하고 있었다. 우리가 만든 섭씨 사십도의 침묵. 그 침묵의 점도가 너무 높아 가장 가벼워야 할 깃털이 숨 쉬는 것 자체를 버거운 짐으로 느꼈다.


아무도 그 안의 어둠을 보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오직 약속된 형식의 완성만을 간절히 기다렸다. 자유로 향하는 문이 열리기 직전, 한 조각의 푸른 날개는 차가운 바닥에 스스로를 고정시켰다.

나는 그 소멸의 과정을 먼 곳에서 응시한 를 고백한다. 나의 눈은 축제만을 좇았고 나의 귀는 환호만을 골라 들었으니. 나는 그 작은 생명이 짊어진 이 시대의 무게를 너무 늦게 헤아렸다.

이제, 두 마리만이 남은 하늘. 그들의 비행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보이지 않는 빚처럼 아득하다. 나는 다만, 이 부끄러움이 화포천의 흙 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다시는 명분이라는 이름의 열병을 낳지 않기를 오래도록 중얼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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