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써 사는 법

by 슈펭 Super Peng

고요의 무게


어차피 이해받지 못할 걸 알기에

입을 열기도 전에 침묵을 먼저 배웠다

외로움은 때때로 내 편인 척 다가와

등을 기댄 순간, 가장 깊은 심연으로 나를 집어삼켰다.

나는 그 안에서 소리 없이 부서져 내렸다

북적이는 대화 속에서도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없었다.

나는 늘,'우리'라는 말 속에 숨어 있는

그림자였다


내 말과 행동의 주인은 내가 아니었다.

무언가 말하려다, 생각을 삼키고

하고 싶은 게 떠오르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혹시나 분위기를 깰까 봐,

누군가 불편한 기색을 보일까 봐,

내 세상의 중심엔 늘 남의 시선이 있었다.

나는 '아무거나 괜찮아'라는 대답 뒤에 숨었고

억지로 맞춘 웃음으로 나를 지웠다.

그게 편했고, 그게 익숙했고, 그게 나인 줄 알았다.

내 취향과 내 목소리는 무엇이었을까.

거울 앞에 서도 내가 보이지 않았다.

그 시절의 나는 나조차 희미했으니.

하늘엔 무수한 별이 빛났지만,

내게 닿는 빛은 왜 하나도 없었을까.

손끝에 만져지는 건 늘 차가운 허공이었다.

세상의 한가운데, 홀로 버려졌다.

이제 와 이 글을 적는 것은,

희미했던 나에게 보내는 뒤늦은 생존신고.

여기에 내가 있었다고,

그렇게 시리도록 선명하게 존재했었다고.









내가 나로써 사는 법

자캐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나요? 발아래 땅이 굳건하지 않고, 서 있기도 버거워 주저앉고 싶을 만큼 모든 것이 흐릿하고 무거운가요. 눈물이 차오르는 그 뜨거운 감정들이 당신의 시야를 가리고, 숨쉬기조차 버겁게 만드는가요. 이 세상의 모든 빛이 나를 외면하는 것만 같아, 그저 조용히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인가요.

알고리즘의 창은 너무나 잔인합니다. 그곳에는 늘 완벽하게 빛나는 사람들만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행복만을 전시합니다. 승승장구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그 찬란함 속에서 당신의 고통은 마치 그림자처럼 더욱 깊어지는 듯 느껴질 것입니다. '나만 왜 이럴까', '나만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걸까' 하는 질문들이 날카로운 파편처럼 마음을 찢을 때도 있겠죠.


그래요, 압니다. 어쩌면 당신은 지금 간절히 묻고 있을 겁니다. "이대로 계속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저들처럼 괜찮은 날이 올까요?" "나는 언제쯤 행복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요?" 그 목마른 질문 앞에서, 저는 주저 없이 말하고 싶습니다. 네, 괜찮아요.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충분히 괜찮고, 행복해도 괜찮습니다.




행복은 저 빛나는 화면 너머의 완벽한 모습이 아닙니다. 타인이 정해놓은 기준을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는 자격증도 아닙니다. 행복은 어쩌면, 당신이 지금 느끼는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때, 그 순간의 당신을 온전히 끌어안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작은 숨결일지도 모릅니다. 눈물을 흘리는 당신의 모습도, 아파하는 당신의 마음도, 그 모든 것이 당신이라는 존재를 이루는 소중한 부분입니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강해져라'고 속삭이지만, 때로는 주저앉아도 괜찮습니다.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픔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입니다. 빛나는 알고리즘의 거짓말에 속지 마세요. 가장 소중한 진실은 당신의 가장 깊은 내면에, 그리고 당신을 둘러싼 작고 따뜻한 순간들에 숨어 있습니다.
그러니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당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지금 이 순간, 이천의 밤하늘에도 별은 뜨고, 이름 모를 풀 한 포기는 바람에 흔들리며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존재하듯이, 당신의 아픔도, 당신의 고독도, 당신의 모든 감정 또한 존재해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견뎌왔고,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한 존재입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신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괜찮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당신만의 속도로, 당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마주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날까지, 이 길 위에서 당신의 손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이전 03화착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