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 나는 왜 새벽에 달리기 시작했을까
달리기를 시작한 지 오늘로 딱 35일.
나는 아직 '러너'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갓 입문한 초보 러너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학생 시절 체육대회 이후로,
아니 — 내 의지로 자발적으로 달리기를 해본 건 어릴 적 이후로 처음이다.
어릴 적 나는 달리기 하면 항상 꼴찌였고,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물을 좋아해서 시작한 수영은
다이어트와 건강 때문에 2년 반 가까이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런 내가 왜, 갑자기 러닝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첫째 아들의 꿈은 소방관이다.
소방관이 되기 위해서 특수부대를 목표로 체력 테스트를 준비하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차로 15~20분 걸리는 거리도 뛰어서 돌아오는 아이를 보며
나는 놀라움과 감탄, 그리고 묘한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말했다.
"마라톤 대회 한번 나가볼래?"
그렇게 말은 꺼냈지만, 정작 나는 아무것도 몰라 더 이상 도와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수영을 계속해도 발차기가 너무 약했다.
코치님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달리기를 병행하면 수영이 더 쉬워질 거예요."
그 말이 이상하게 꽂혔다.
혹시, 지금의 한계를 넘기 위한 열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현호 작가님의 『부시파일럿, 나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간다』를 읽었다.
그 안에 나오는 250km 사하라사막 마라톤 도전기.
한 번도 뛰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왜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이걸 왜 하지?" 싶으면서도
"나도 뭔가 미친 짓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 무렵, 우연히 수영장 동생이
마라톤 동호회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했다.
"언니, 한 번 같이 가볼래요?"
별생각 없이 "그래, 가보지 뭐" 하고 따라갔던 날,
2025년 4월 17일.
그날이 내 어쩌다 러닝의 첫날이었다.
아직 일주일에 두 번, 5km를 달리는 게 고작이고
최대 달려본 거리는 7km다.
뛰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고
무릎과 다리는 아직 단단하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달린다.
새벽 5시, 세상 누구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며
나는 내 심장이 다시 뛰는 소리를 듣는다.
이제부터,
이 ‘어쩌다 러닝’ 이야기를 한 편씩 써보려 한다.
누군가에게는 나의 오늘이
당신의 내일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