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러닝을 시작한 나의 첫 느낌
살면서 동호회는 처음이었다.
"I"성향의 나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불편했고, 딱히 좋아하는 취미도 없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러닝 동호회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건강을 위해 늘 운동을 권했던 남편에게
“같이 가볼래?” 권유했더니, 왠일인지 순순히 따라나섰다.
낯선 십여 명 속에서 어색한 첫 인사를 나누었다.
역시나 처음은 어렵지만 이제는 안다.
이렇게 몇 번의 고비만 넘기면, 낯섦도 익숙해진다는 것을...
간단한 스트레칭 후,
몸풀기로 2km의 첫 러닝이 시작되었다.
“2km면… 운동장을 다섯 바퀴? 헉!”
마음속으로 숨을 몰아쉬며
‘일단 뛰어보자’고 다짐했다.
선두 그룹은 이미 저만치 멀어져 가고,
나처럼 초보이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몇 명만 천천히 뒤따랐다.
오랫만에 만난 러너들의 끊임없는 대화와 웃음소리가 나에게는 신기하게 보였다.
달릴때는 입을 꼭 다물고 코로 숨을 쉬어야 하는게 아니었어?
나는 ‘달리기=전력질주’라고만 생각했다.
온 힘을 다해 몇 분 뛰고 쓰러지는 게 전부였던 나에게
이 느긋하고도 즐거운 달리기는 새로운 세계였다.
한 바퀴, 또 한 바퀴.
겨우겨우 다섯 바퀴를 뛰고 나서야 숨을 돌렸다.
“오늘은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언니, 한 바퀴만 더 뛸까?”
“그래… 한 바퀴 정도는 더 뛸 수 있겠어.”
그런데 그 한 바퀴가 또 이어졌다.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결국 다섯 바퀴 더!
결국 나는 이 큰 운동장을 열 바퀴나 달렸다.
어? 나도 뛸 수 있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천천히 뛰면,
나도 재미있게 뛸 수 있겠다!
쿵쾅대는 심장, 이마의 땀방울,
내 몸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
함께 뛰며 웃는 사람들 속에서
내 몸도, 내 마음도 살아나는 느낌.
이것이,
어쩌다 러닝을 시작한 나의 첫 느낌이었다.
운동장을 열 바퀴나 뛰어낸 날,
그날의 뿌듯함도 잠시, 3~4일 동안 다리가 너무 아팠다.
오르막길을 오르듯 걷는 것도 힘들었고, 계단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고통 속에서도 마음 한켠이 꽤 설렜다.
‘이렇게 내 몸이 움직이고 있구나. 변화를 시작했구나.’
비로소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깨어나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