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안개꽃

by 김가장

나의 무수히 많은 날들은 전부 일이다.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출근길부터 피로감이 몰려온다.

노동은 신성하거늘 나의 하루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으려면 매사에 작은 의미라도 부여해야 할 것이다.

한 떨기 장미 한 송이와 같은 날이 있다.

아침 일찍 이슬 방울이 맺힌 채로 내 품에 파고든 그 한송이와 하루를 꽉 채운 날엔, 세상의 시름은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의 하루에 빠져든다.

온통 장미밭으로 뒤덮인 자연농원의 수백만 송이의 장미들보다 오롯이 내가 품을 수 있는 장미 한 송이가 내게는 훨씬 더 소중하다.

나의 모든 하루들이 계속해서 장미로 채워지는 것보다, 수많은 안개꽃들 사이에 단 하나의 장미로 존재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욱 가치 있다.

의미 없는 하루들의 반복적인 출근이 아닌, 작지만 몽우리가 달린 하나하나의 안개꽃 다발을 채우기 위해 오늘도 터질 듯 두근대는 마음으로 출근을 한다.

이렇게 또 안개꽃 봉우리 하나를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