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잔디처럼
나는 바르게, 곧게, 잘 서 있는 나무 같은 사람이고 싶다.
팔다리가 가지가 되어 짹짹대는 우리 예쁜 아이와,
꾸물꾸물 기어가는 귀여운 벌레 같은 남편이
쉬어갈 수 있는, 그런 든든한 나무.
(어쩌다 남편이 벌레가 되었을까. 나쁜 의도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보잘것없이 흔들리는, 잎이 샛노랗게 변한 잔디 같다.
볼품도 없고, 밟아도 되는.
태워 없애야 할 것 같은, 그런 잔디.
키보드를 뒤집어 탈탈 털듯,
내 마음도 탈탈 털려버린 것 같다.
나는 슬펐다가도 웃는다.
오은영 선생님은 말한다.
조증일 때 사람은 부풀어진 풍선 같다고.
와닿지 않는다.
넌 안 겪어봤잖아.
나는 그저 평온하고 싶다.
그냥, 그런 ‘보통의 사람’이고 싶다.
이렇게 센치한 마음에 취해 글을 쓰는,
같잖은 사람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왜…
이 ‘같잖은’ 마음에 눈물이 날까.
나는 또 왜 울고 있을까.
혼자 있으면, 그게 그렇게 힘들다.
다른 사람과 있으면, 그게 또 그렇게 힘들다.
그럼?
너희 둘. 내 사랑하는 아이와 남편.
너희가 있으면, 난 살 수 있다.
그러니 제발, 날 버리지 말아줘.
내가 비록 너희를 좀먹는 존재일지라도—
몸에 붙은 벌레를 털어 바닥에 떨군 뒤
밟아버리듯 하지 말아줘.
그럼 나는 터져 죽을 테니까.
그렇다면 너희를 힘들게 하지 않으려면?
나는 끊어내야 한다.
어려운 숙제.
그 어려운 숙제.
날 찾지 말아줘.
날 그리워하는 척 하지 말아줘.
날 필요로 하지 말아줘.
나에게 베풀지 말아줘.
괜찮으니까.
날 그냥 있는 그대로 혼자 있게 해줘.
나는 잔디야.
태워 없애지 말아줘. 밟지 말아줘.
따뜻한 계절이 오면
푸릇한 잎이 다시 돋아날 거야.
그렇게, 나는 살아갈 거야.
그러니, 날 그냥 내버려둬.
눈물이 고인다.
왜 고이지? 눈이 아픈가.
벌레를 쫓기 위해 살충제를 너무 많이 뿌렸나보다.
코도 맵네.
아…
살충제로 내가 나를 죽이고 있었네.
내가 벌레였는데.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고생한다.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다.
근사한 글을 쓰고 싶은 마음?
없다.
나는 그저
내 마음을 적고 싶고,
표현하고 싶고,
정리해보고 싶다.
외로워서,
누군가와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공유하고 싶다.
아무도 읽지 않아도…
나는 이 글을, 올려보고 싶다.
흔들리는 마음에도,
한 줄의 기록을 남겨본다.
누군가의 흔들림과
가만히 연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