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이 버거운 날엔

상처로 짓눌린 하루, 말하지 못한 속마음의 무게

by 고요한 방

오늘도 비가 내렸다.
내 마음엔 해가 들지 않았다.
답답한 하루였지만, 난 괜찮다고 되뇌었다.
나에겐 가족이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맑게 갠 하늘을 보고 말한다.
살았다.
오늘도, 살아있구나.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하루를 버텨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하지만 그 하루는 길고, 너무 길다.
사랑하는 아이와 남편이 없는 그 시간 동안, 나는 고요함 속에서 무너진다.
혼자라는 감각은, 때로 너무 선명해서 아프다.

“오늘도 파이팅.”
아이와 남편을 향해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떠난 뒤 나는 파이팅하지 못한다.
무기력한 몸, 무거운 뒷목, 그리고 점점 짙어지는 우울감.

햇볕이 좋다기에 창가에 앉는다.
햇살이 가슴 속 깊은 곳까지 닿기를 바라며.
하지만 자꾸만 밀려드는 감정은 생각을 삼키고,
나는 또다시 내 마음을 글로 쏟아낸다.

이 복잡한 감정들을 누가 한 줄로 정리하라고 했던가.
불가능하다.
마음이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지금 나는 마음의 폭포를 쏟아붓듯 이 감정들을 내려놓고 싶다.

내 안에는 따뜻함도 있지만, 그만큼 차가움도 존재한다.
스테인리스 위의 얼음처럼, 차갑고 뜨겁게 요동친다.
나는 알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한때, 엄마에게 따뜻한 위로를 바랐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차가운 말뿐.
“지금 널 돌아볼 기운이 없어.”
“엄마 아픈 것도 벅차.”

나는 자식이다.
그러나 자식이 아닌 것 같은 말 앞에서
나는 또 상처받는다.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고, 필요한 일만 부탁하는 그들 앞에서
나는 점점 작아지고, 무너진다.

엄마는 내게
“그냥 시댁에 가서 울어라. 나한텐 말하지 말고.”
그 말 앞에서 나는 엄마를 향해,
버림받은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왜 이 세상에 왔을까.
나는 그저 사랑받고 싶었다.
그러나 그 소망조차 이기적인 것인가.

몸도 아프다.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어깨가, 목이, 등골이 아프다.
지탱할 수 없는 무게가 나를 짓누른다.

오늘도 나는 혼자다.
뼛속까지 외롭다.
그리고 글을 쓴다.
내 감정을 어딘가에 남기기 위해.
그나마 이렇게라도 쓰지 않으면 숨이 막히니까.


이 글은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기록입니다.
쓰는 동안 숨이 턱 막히고, 글자가 눈물로 번졌지만,
이 감정들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닿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기록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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