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턴의 조망과 피신 이론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공간의 구조를 설명한다. 치유의집의 담장은 이 이론을 충실히 반영한 건축적 장치로, 단순히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는 경계의 역할을 넘어, 심리적 안정감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담장은 적절한 높이로 설계되어, 툇마루에 서 있을 때 외부 상황을 충분히 살필 수 있다. 외부를 관찰할 수 있는 조망의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을 느끼게 한다
애플턴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주변 환경에서 조망과 피신의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안정감을 느낀다. 치유의집의 담장은 이러한 본능적 요구를 반영하여 설계되었으며, 그 결과로 사용자들은 담장 내부에서 심리적 보호와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설계적 접근은 단순히 물리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감각을 강화하며, 동시에 주변 환경을 시각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들이 조망과 피신의 균형을 선호하는 이유는 인간의 진화적 본능과 관련이 있다. Kaplan과 Kaplan(1989)은 인간이 자연 환경에서 생존해 온 과정을 통해 넓은 시야와 안전한 피신처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넓은 광장에서 사람들이 중앙보다는 주변의 건물 가까이에 모여 있는 것은, 광장의 중앙은 시야가 넓지만 피신할 곳이 없어 불안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변의 건물이나 회랑은 피신처 역할을 하면서도 시야를 확보해 주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본능적 선호는 치유의집 담장의 설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치유의집 담장은 툇마루와 담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사용자가 외부의 상황을 관찰하면서도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하려고 노력했다. 이는 사용자에게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제공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느끼지 않도록 하는 설계적 배려에서 기인한다. 특히, Norberg-Schulz(1971)는 공간의 정체성과 인간의 심리적 안정성 간의 관계를 강조하며, 공간이 주는 의미가 인간의 심리적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한 바 있다. 치유의집의 담장은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되어, 사용자가 공간 속에서 자신을 완전히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동시에 외부와의 단절감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또한, 치유의집의 담장은 공간적 치유와 편안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의 심리적 요구를 반영한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Alexander(1977)는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정한 요소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요소들이 조망과 피신을 조화롭게 결합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언급한다. 치유의집의 담장은 이러한 설계 원칙을 반영하여, 사용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특히, 담장의 높이와 툇마루의 위치는 사용자들이 외부를 충분히 살피면서도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와 같은 공간적 구성은 인간의 심리적 요구를 정교하게 반영한 결과이며, 치유의집은 단순한 물리적 보호를 넘어서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는 공간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치유와 안정을 고려한 복합적인 환경임을 보여준다. 치유의집의 담장은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는 경계를 넘어, 인간의 본능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망과 피신이 적절히 결합된 공간으로, 사용자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치유의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설계적 배려는 사용자가 공간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궁극적으로는 치유의 효과를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