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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틀에서 벗어난 자유: 단독주택의 가치"

by 백두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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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은 단순한 주거 형태가 아니다. 그것은 나만을 위한, 철저하게 나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남부끄럽지 않게', '남부럽지 않게'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 이러한 표현들은 비교를 전제로 하며, 우리의 선택과 삶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이러한 비교는 단순히 선택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정의하는 틀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그로 인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고 정체성을 형성해 왔다.


비교의식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리처드 니스벳은 그의 저서 *"생각의 지도(The Geography of Thought)"*에서 동서양의 농업 양식이 인식 차이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에서 벼농사는 공동체의 협력이 필수적인 노동 집약적 작업이었다. 물을 공유하고 노동을 분담하며 집단 중심적 사고와 관계의 조화를 중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협력과 조화를 중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민감해지고, 비교의식이 강해졌다. 반면, 서양의 밭농사는 개인이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개인주의적 사고와 논리적 분석이 발달했다.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동아시아적 맥락 속에서 집단의 시선과 평가에 민감해졌다. 현대 사회에서는 집, 차, 옷과 같은 외형적 요소들이 비교의 주요 대상이 된다. 남들보다 더 나은 집을 갖고자 하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욕구가 나를 정의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단독주택을 소유한다는 것은 이러한 비교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나를 위한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공동주택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 층간 소음, 주차 문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웃의 시선 등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평가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단독주택에서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단독주택은 나만의 영역이다. 정원을 가꾸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을 갖추고, 아침마다 새소리를 들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그곳, 이것이 단독주택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다.


유럽의 귀족들이 자신만의 성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독립된 삶을 살았듯이, 현대의 단독주택은 나만의 자유와 독립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단독주택은 물리적인 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남들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나만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무대다. 결국 단독주택을 선택한다는 것은 남의 시선이 아닌 나의 가치와 행복을 중심으로 삶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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