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도입 그리고 첫 번째 이야기

by 최성중

3년 만에 브런치에 글을 남긴다.


브런치에서 긴 공백을 남기는 동안 직업이 계속 바뀌었다. 저학년 논술 강사에서 고등 국어 강사로, 또 5개월 남짓 노동 전문 월간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실망과 포기로 이어진 시간이었다고 자평하면서도 인생을 배웠다는 생각으로 침을 삼켰다.


나는 이제 30대 중반에 들어섰으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안정된 삶을 꾸리는 친구들을 보며 불안을 느끼는 것은 여전하고 사회적 시간과 나의 시간은 다르다고 위안하는 것 또한 변함이 없다.

비루한 삶 속에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이유는 지난 12월 3일 일어난 국가적 혼란 때문이었다. 비상계엄 이후 일어난 여러 사건을 지켜보며 이런저런 고민이 생겼다. 이 중에는 나름의 결론을 내린 문제도 있고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문제도 있다.


그래서 나는 어제부터 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남기는 기록이 아닌 하루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다.


다른 무엇보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기자처럼 객관적 사실을 찾아 세상에 알리겠다는 거창한 동기는 없다. 그저 여행자의 마음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초상을 그려보겠다는 마음이다. 내 글은 말 그대로 내 초상이다. 나는 어떤 권위도 공신력도 없다. 30대 평균 이하의 삶을 지내는 이의 생각이다.


첫 번째 이야기


2025년 을사년은 여러모로 공교롭다. 을사늑약이 일어난 지 두 번의 환갑을 맞는 해이자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을 앞둔 해다.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서로를 적으로 돌리고 싸우고 있다. 또 누군가는 양쪽을 비난하며 자신의 자리가 옳다고 여긴다.


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이고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부정선거는 없었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자리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내 견해 또한 그저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전제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내가 틀렸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은 채로 탄핵에 찬성하고 부정선거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다만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리고 함부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비난하지 않고자 한다. 민주주의는 토론 없이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다. 국가적 혼란 속에서 이 결론만은 확실하다. 대화와 토론을 거부하는 자는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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