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수업 준비하면서 끄적인 글

by 꾸기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음날 아이들과 같이 공부해볼 수업 내용과 활동지를 마냥 만들고 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나 자신에게도 항상 이르는 말이면서,


아이들에게도 수업 때 넌지시 던지는 말이기도 한


"역사는 암기가 아니라, '기억'이면서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다.


그리고 그 끝은 항상

나 자신을 비롯한 '사람'들을 향해있어야 한다."


이 말은 선진들이 남긴 여러 말과


더불어 내 생각이 합쳐진 문장이다.


물론 이 말이 나 스스로 매 수업이나 학교 생활에서


실천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면서도 반성해야 하는 점도 안겨준다.


수업 준비랑 활동지를 만들 때


공부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을 도와주고


거기에 최대한 스토리있게, 쉽게 다가가려고 애를 쓰기는 하지만,


그것이 아이들한테도 막상 와닿을지는 매번 걱정이다.


이렇게 매번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매번 걱정이 되고, 미안하고, 먹먹해지는 이유는


매일 매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하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사 좀 더 알려주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해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 마련이다.


그 욕심이 좀 오바가 되면


아이들이 힘들어할까봐 그것도 미안해지고...


이런 마음이 늘 드는 이유는


역시 아이들이 늘 그 곳에 있어주기 때문이다.


속이 상하게 만들때도 있는 아이들이지만,


그건 나도 아이들에게 마찬가지로


속 상하게 만들 때가 있을 거라서...ㅎㅎ


아직 경력이 많지 않아서


졸업으로 학교를 떠나보낸 아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매 해 그 빈자리를 볼때마다


마음이 섭섭 울적해지는 이유는


마냥 이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아이들이 없어서가 아닐까..


역사라는 과목의 목적의 끝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마음은


결국 나 자신에게는 아이들에게로 향해 있는 마음 다름 아닐까.


그 과정에 수 많은 실수들을


나 자신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역사공부의 끝 방향과 학교 생활의 방향은 맞닿아 있게 되어버렸다.


나 자신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에게로.


그리고, 우리 아이들로부터 또 다른 사람들에게로.


지금 보고 있는 아이들도 언젠간 이 자리를 떠나고


나 역시 언젠간 현재의 자리를 떠나오겠지만,


그 마음만이라도 나와 아이들에게 남아


빈자리를 채웠으면 더 할 나위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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