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외로워도…….

by chldew

한때 핫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아는가? TV는 물론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도 시청하지 않지만 이 드라마만큼은 어릴 때 종종 보곤 했다. 그 드라마에 수록된 OST들이 좋았으니까. 이승철의 <그 사람>이나 V.O.S의 <하루의 끝에> 등등……. 하지만 당시에는 규현의 <희망은 잠들지 않는 꿈>이 제일 많이 생각이 났다. 지금 떠나는 여행 자체가 외로운 여행이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면 조금은 나아지지만, 개인의 육신을 당장 만지거나 할 수 없다는 현실을 떠올리면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럴 때마다 생각이 났던 노래의 첫 구절이 떠올랐다. 널 생각할 때면 미소가 나의 얼굴에 번지기에, 힘들어도 된다 말하는……. 직장이나 아르바이트 같은 삶 속에서 들을 때 더 어울릴 거라 생각은 한다. 그렇게 번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현실적인 소비는 사랑 한 번에 무너지고 이기적인 삶을 바꾸는 건 사랑이다. 아이유의 <Love wins all>이나 언젠가 해야만 하는 사랑 등이 그걸 증명하고 있고. 무엇을 사랑하는지나 어떻게 사랑하는지와 같은, 사랑 이후의 문제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 질문을 내게 던지는 지금, 송악산 가는 길의 풀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낸다. 날이 덥고 단풍 등이 보이지 않아도 가을은 가을이라는 걸까? 바닷가만 보다 마주한 들판은 그래서 더욱 반갑게 다가왔나 보다. 도로는 이전에 비하면 폭이 좁았으나 그쪽이 오히려 더 좋았다. 너무 넓으면 둘러볼 것들이 너무 많아져서 정말 중요한 걸 놓칠 수도 있으니까. 지금처럼 가을의 느낌을 살리길 원한다면 더더욱. 굳이 가을이 아니라도 각 계절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 정도 폭이 제일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과 공존을 하고.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둘 이상이 하는 모든 행위도 그렇고. 결국은 누군가가 다른 한쪽에게 다가가는 행위다. 어떤 방식과 의도를 가지고 다가가냐에 따라 달라질 뿐……. 그러나 사랑을 가지고 다가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은 생명이나 자연 등에 있어서는 더더욱. 잘못하면 그 관심이나 사랑이 껍데기만 그럴싸한 무엇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원이나 식물원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더 많은 동물이나 식물을 접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만든 시설이지만 너무 다가가면 둘 중 하나는 다친다. 그래서 표지판이 있는 거고.


하지만 그걸 넘는 사람들은 꼭 있다. 인도나 아프리카의 원숭이들처럼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인간에게 먼저 주의를 준다. 동식물은 그 자체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영역에 들어온 건 우리들이고. 인간 대 인간이라면 여기 뭐냐며 말로 해결하겠지만 동물들은 그럴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는 그들만의 의사소통 방법을 우리가 모르는 거지만. 물론 유튜브의 영상이나 책으로 우리가 그걸 학습할 수는 있으리라. 본능적으로 이 때는 잘못하면 위험하다고 느끼는 순간들도 있고.


근데 그게 전부라면, 우리는 그 생물과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난 널 해치지 않는다거나 너와 친구가 되고 싶다 식으로. 만화 속에서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해당 동물의 습성이나 행동을 따라 하는 식으로. 그마저도 만화니까 가능한 거지만……. 식물은 그에 비하면 조용하니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위험한 일은 없으니까. 야자수 같은 나무들이라면 예외겠지만. 거센 바람이 불 때 그런 나무 밑에 있다면 그날이 그 사람의 장례식날이니까. 낭만과 피서, 수목장을 좋아한다면 그것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지금은 그런 곳과는 거리가 멀다. 그걸 깨워주는 건 들판 한복판에 놓인 차량 한 대였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었다. 좁은 도로를 지날 때마다 지금 타는 자전거가 오토바이여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지나갔다. 그랬다면 바람을 좀 더 제대로 즐겼을 것 같으니까. 제주도에 많다는 셋 중 하나가 바람임을 생각하면 더더욱. 거셀수록 나가기 힘들기야 하겠지만…… 지금은 조금 더 거세져도 좋을 것 같았다. 외로움조차 잠깐이라 느낄 정도로. 타인이 봤을 때 잘못 본 건가 소리가 나올 정도면 더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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