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포전, 아리랑처럼 이어 부르는 이야기

-아기장수 설화를 찾아서

챗 지피티로 생성한 아기장수 두포



김유정의 유고작 「두포전」은 강원도 장수바위 전설을 바탕으로 한 아기장수 이야기다. 작가는 폐결핵으로 작품을 끝내지 못했고, 친구였던 소설가 현덕이 뒤를 이어 완성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한 작가의 완결된 소설이기보다, 이어 쓰인 이야기라는 독특한 탄생 배경을 갖는다.


먼저 줄거리를 간단히 정리해 보자.


강원도 깊은 산골 장수골에 착하지만 가난한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늙도록 자식이 없던 이들은 간절히 기도한 끝에 아들을 얻는데, 그 아이가 바로 두포다. 두포는 태어날 때부터 힘과 기운이 남달랐다. 마치 전설 속 인물처럼 비범한 능력을 지닌 아이였다. 그러나 이런 능력은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비극의 씨앗이 된다. 민담 속 아기장수 전설처럼, 특별한 힘을 가진 아이는 결국 세상의 두려움과 의심 속에서 억울한 운명을 맞게 된다.


이야기의 구조는 매우 흥미롭다. 김유정의 다른 작품들처럼 해학과 풍자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전설과 민담의 서사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작가는 강원도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내며, 우리 민간 서사의 힘을 소설 속에 담아낸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이 있다.


「두포전」은 김유정이 끝까지 완성하지 못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현덕이 이어 썼다. 문학사에서는 조금 낯선 장면이지만, 생각해 보면 이것은 오히려 민담의 생성 방식과 닮아 있다.


옛날이야기는 늘 이렇게 만들어졌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이어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이 덧붙인다. 그래서 이야기에는 하나의 원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이 생겨난다.


이 점에서 「두포전」은 마치 아리랑 같은 이야기처럼 보인다.


아리랑은 하나의 노래이지만 수많은 가사가 존재한다. 기본적인 가락은 같지만, 사람과 지역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 덧붙는다. 그래서 아리랑은 한 사람이 만든 노래가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온 노래가 된다.


「두포전」 역시 그렇다. 김유정이 시작한 이야기의 뼈대 위에 현덕이 새로운 부분을 덧붙였다. 그렇게 한 편의 작품이 완성되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는 단지 한 편의 소설이 아니라,
누군가가 이어 부를 수 있는 이야기의 형식이라는 생각이다.


오늘날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이야기는 더 이상 한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만나고 이어지며 새로운 서사를 만든다.


그래서 「두포전」은 미완의 소설이 아니라
함께 이어 쓰는 이야기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마치 우리가 오래도록 함께 불러온 아리랑 한 가락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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