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과 구조 사이의 질문들

디자이너의 자리

by 조영희

디자인을 오래 해왔습니다. 그동안 많은 화면을 만들었고,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설계했고, 때론 공간 전체를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문득, '나는 무엇을 디자인해왔을까'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이 글은, 저 자신에게 보내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랍니다.


나의 디자인 여정

디지털 디자인 회사 NINEFIVE를 설립한 지 어느덧 14년이 넘었습니다. UX/UI, 모션 그래픽, 인터랙션 실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인터페이스, 그리고 최근에는 몰입형 데이터 분석까지.

처음부터 명확했던 건 아닙니다. 때로는 기능 중심으로, 때로는 감각 중심으로 설계했고, 프로젝트마다 균형점은 달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저는 한 가지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은 감각과 구조의 줄다리기이며, 결국엔 '보이는 감각'이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감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보여짐의 방식'을 고민하는 일. 그것이 저의 디자인입니다.


내가 추구하는 디자인

저는 디자인을 보이는 것보다 보이게 되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UI든, 영상을 통한 스토리텔링이든, XR 속의 인터랙션이든, 결국 사람은 ‘보여야’ 움직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묻습니다.

“이건 정말 보여야 하는가?”

“보여준다면 어떤 순서로, 어떤 맥락에서, 어떤 감도로 보여줄 것인가?”

이 질문들 속에서 쌓여온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정확하게 보이되, 사용자의 인지 리듬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시각적 흐름. 그것이 제가 집요하게 탐색하는 주제입니다.


요즘은 연구를 마친 후, 시각적 언어와 확장되는 기술—특히 XR과 AI—에 대한 탐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보 그 자체보다, 그것이 어떻게 감각되고 해석되는지, 어떤 맥락 속에서 작동하는지를 시각적으로 조율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다시, '무엇이 보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interested2.jpg 연세대학교 박사과정 - 시각이미지와언어 수업 중 '흥미로운'을 주제어로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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