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겠지만

에세이

by 오툐툐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작은 케이크 위에 촛불도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촛불이 꺼지고 방 불을 켰고 30평 집은 세 명에겐 너무 넓었다.


짧은 대화, 티브이 소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집 안은 끊임없는 소리로 채워졌다.


운전 조심하라는 당부를 가방에 담긴 먹을 것처럼 매번 쥐어주셨다. 문 닫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혹여나 같은 기분일까, 혹은 더 큰 파도를 그저 못 본채 하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물을 수도 없었다.


멀리 보이는 큰 파도는 바다 사이로 흩어지고, 부서지는 거품이 뭍에 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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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아침이 밝았다. 건강에 대해 유달리 주의하게 된 우리는 트레킹을 가기로 했다. 장관이 펼쳐지는 멋진 곳에 가지 말고, 가까운 곳에 먼저 가보자.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으나, 트롯트 노래가 스쳐 지나가는 일이 잦았다. 눈을 맑게 해주는 녹색빛을 따라 계속 걸었다.


높은 곳에 올라 딸기 우유를 마시며 제법 날씨가 풀렸다는 것을 체감했다. 지평선이 건물 테두리 모양으로 울긋불긋했다.


바다를 보러 가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곧게 뻗은 바다 위로 구름이 일렁이는 모습을 보러 말이다. 그곳에서 잠시 멍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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