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에 담긴 사진처럼,

에세이

by 오툐툐

열어뒀던 창문을 닫았다. 햇빛의 온기가 느껴졌다. 커튼을 치고 노란빛 조명 두 개를 켰다. 공기가 제법 가라앉았을 때, 책상에 앉았다.


물 한 통을 옆에 끼고 홀짝홀짝 마시면서, 단 음료를 원하는 나에게 되뇌었다.


“가장 좋은 음료는 물입니다. “

- 저속노화 정희원 교수님



노트북 안에 적힌 글씨와 실랑이를 벌이면 금세 시간이 흐른다. 그러다가, 아주 미세하지만 감지할 수 있는 작은 소리. 맨 손이 플라스틱을 누르면 플라스틱 도어락과 맞닿아 있는 현관이 함께 조금씩 밀리는 소리. 그 소리 뒤로 반가운 사람이 들어온다. 나와 함께 자란 강아지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 날 사랑했겠구나. 꼬리는 없지만 무언가 세차게 흔들린다.


평범한 사람과 또 다른 평범한 사람의 사는 얘기. 오늘 회사에서 누가 이런 말을 했는데 그게 너무 웃겼고, 점심으로 뭘 먹었다. 기억 하나 나지 않는 비슷한 말이 오간다.


집중력 향상을 위한 플리(*play list의 줄임말)에서 익숙한 음악이 들렸다. 쓸쓸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 같다가도, 어딘가 어린아이의 맑음이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 곡이다.


음악은 이따금 관점을 옮긴다. 그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서로의 모습을 액자에 담긴 사진 보듯 했다. 카메라 렌즈가 되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까지 시야에 담았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담았다. 소파, 직접 만든 작은 테이블, 그 위에 놓인 달력, 선물 받은 헝가리 머그컵이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앞에 앉은 저 사람은 어른의 모습을 한 아이다. 곁에 있어서 보이는 것인지, 착각일지는 모른다.


내 눈에는 쓸쓸함을 느끼는 것도 힘든 것도 겉모습의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 안에 있는 아이다. 그래서 그 속에도 맑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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