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자야

에세이

by 오툐툐

멋진 사람들의 멋진 모습을 보면, 자연히 '멋지다!'는 감탄이 따라 나온다. 어쩌다 이 사진이나 글을 보게 됐는지 모르지만, 공연히 놀라워하는 것이다.


화면에서 시선을 옮겨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앉은 사람들, 멋진 학교의 점퍼를 입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또 감탄이 나온다. 멋진 학교 역에 도착하면, 멋쟁이들이 우르르 떠나고 빈자리에는 여운이 남아있다.


그에 비해 나는, 후드에 프린트된 너덜너덜한 패치처럼 보였다. 빨래를 삶는 습관 때문인 걸까.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면서도 머리는 말을 하고 있었다. 말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계속해서 생각이 되풀이되면서, 붕 떠있는 먹구름이 '구우우우'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나 다행인 점은 금요일이었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누웠더니 어느새 다음 날이었다. 알람이 울리지 않는 날이다. 열 한시쯤 되었을 때, 밥은 먹어야지. 먹고 다시 잠든다. 두 시다. 다시 잠든다.



오후 네 시 오십 분쯤 샤워를 했다. 어질러진 집을 간단히 치웠다. 형광등을 끄고 조도를 낮추었다. 방 안에도 밤이 만들어졌다.


비가 내려 공기가 차분히 가라앉았다. 다시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무언가를 시작했다. 기대하는 마음이 피어나고 있었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지친 다리를 이끌고- 수업에 늦었는데 교실을 찾을 수 없는 신입생처럼- 같은 곳을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분명 어제와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의기양양할 수 없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이겠지만, 잠시나마 착각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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