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요

에세이

by 오툐툐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이름하여, '가족 모임'.

가족들은 촛불에 앉아서 한 주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초등학생의 삶에 뭐 그리 대단할 것이 있으며, 어른의 삶은 무엇이 더 대단하랴.

서로가 이미 특별한 존재라, 평범한 이야기도 언제고 소중하고 재미있다.


딱 2주였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일을 했다.

왜 가족회의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었다.

함께 보내는 시간마저 줄어들었다.

매 해 잠시라도 떠났던 여름휴가를 가지 않는다며 오후 내내 서럽게 울었다.


두 번밖에 하지 않았던 가족회의가 아직도 기억난다.

은은한 불빛이 주는 따스함. 제안한 사람도 참여한 사람도 어색한 분위기.

어쩔 줄을 몰라 유리 식탁에 놓인 물건을 손에 쥐고 놓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좋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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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과 얽힌 수많은 문제. 한국은행 총재는 ‘지역별 쿼터제’를 입시에 도입하자고 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 집값 상승은 학군과 뗄 수 없는 문제고, 학군은 대입과 뗄 수 없는 문제다.

그러니 ‘대입 제도’부터 뜯어고치자는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청년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산 형성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육아 부담을 엄마가 일방적으로 지지 않아야 한다.

고쳐야 할 문제가 한 두 개가 아니다.


한 다큐멘터리에서 세종의 초등학교 사례를 보여주었다.

취지는 부모의 퇴근 시간까지 맡아주는 것이다.

늦은 시간에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한 돌봄 교실을 운영했다.

일하느라 바쁜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 학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리고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교사가 말했다.


“이 모든 활동도 부모와의 시간을 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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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아버지도 같이 계셔요? 뭐 하고 있는데? 아 포항에 놀러 갔어? 이야. 좋겠다. 아마 다음 달에 한 번 들릴라고. 네. 네. 끊어요.


그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다.

앞으로 얼마나 함께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남은 시간 동안 사랑을 드리고 받고자 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금만 더 여유가 있기를.

아이와 손을 잡고 놀이터에서 놀고, 산책을 하고, 종이 접기를 하고,

운동장에 나가서 축구와 농구를 하고,

같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서로를 바라보며 얘기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주어지기를.


“시간은 돈으로 사면되지.”


약혼자는 자꾸 저 말을 했다.

그런가.

정말 그럴까,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걸까? 그럼 부자가 되어야 하나..?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빚을 내서 집을 사면 되겠다. 얼마 정도 하려나?

서울 말고 경기도는? 아 지방은 어느 정도지? 근데 거기에 일자리가 있나?

있다 해도, 지방에 내려가면 정말 좋을까? 지방에 가면 시간이 있을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렸다. 배달음식으로 통통히 살이 오른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웃기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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