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내 삶에서 가장 돌아보고 싶지 않을 한 해가 될 것 같다. 2024년 12월부터 계속했던 인턴 지원은 거진 다 탈락하고, 5번의 면접을 갔지만 일하러 오라며 연락을 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부딪혀보면 될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진 것은 아닐지 스스로도 의심됐던 것은, 어쩌면 복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기분은 상상하지 못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하던가? 불합격 통보에, 처음이야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하며 유야무야 넘겼지만, 점차 아로새겨지는 그 세 글자는 마음에 실패와 의심을 짙게 패어놓았다. 점점 마음은 납덩이처럼 무거워졌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불에 누울 때면, 가끔은, 끈적이는 타르의 바다에 잠기고 있는 망상을 하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그러면 왜인지 편안했다. (그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게 또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정말이지 비에 젖은 채로 계속해서 냅둔 빨랫감처럼, 내 정신은 어느새 퀴퀴하고 불쾌한 악취마저 풍기는 것 같았다.
'자기연민도 유분수지.' 하고 털고 일어나려고 해도, 자꾸만 무기력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특히 2학기의 중간고사 성적을 받은 뒤에는 그랬다. 거의 모든 수업으로부터 중간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는데, 나름대로 신경 썼는데도 나온 결과가 그랬다는 점이 너무나 허탈했다. 이때가 11월 쯤이었는데, 애써 무시해왔던 자괴감이 터져나와 며칠은 술을 마시면서 보냈다. '차라리 내가 잘못 본거라면 좋겠다'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마음 한켠에 드는 의문은 이것이었다.
'행복에 겨워 진정 불행을 잊었나?'
왜냐하면, 따지고 들자면 지금의 형편이 그렇게까지 불행할만 한 상황까지는 아닌거같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앞으로 일을 못할만한 처지가 된 것도 아니다. 지금 당장 일해야만 하는 상황인데도 일을 못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또 앞으로도 계속 일을 못한다는 것도 아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작정 시도부터 해보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막연하게 '뭐든 되리라'고 기대하고, 인턴이든 시험이든 임했던 내 태도가 문제였음에도 ─물론 그러한 노력이 노력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그런 헛된 시도라도 하고 있을 안일한 태도를 가질 수 있는 사치'를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배배 꼬아서 말했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정말 절박했으면 알아서 진짜 살 길을 찾지 않았겠느냐'하는 말이다.)
무엇을 하든, 그게 되든 되지 않든, 꾸준히 밀고 나간다면 무엇이든 되리라. 당장 되지 않더라도...
'지옥을 걸어가고 있다면, 계속 걸어가라'는 말이 있다. 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주저앉아봐야 지옥에 있는 것 밖에 더하지 않는다.
이런 상념은 사치이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나서야 넋두리라도 될 것이다. 올 한 해는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런 거름이라도 되어야 내가 보낸 2025년에 의미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