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의 '갓생'을 위한 선배의 꿀팁들
벌써 한 해의 첫 달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는 마냥 어리기만 할 수 없는 나이라서 그런가, 매년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영 반갑지 않은 요즘이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새해를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사랑하는 사촌동생이다.
동생은 이제 막 수능이 끝나고 대학 합격 증서를 받았다. 파릇파릇한 새내기인 셈이다. 합격한 대학의 지리를 알아보고, 대학 생활에 관한 내용을 묻고 또 묻는 모습을 보니, 신입생들은 유독 병아리 같다는 선배의 말도 떠올랐다.
"언니, 가방은 뭐 들고 가야 해? 고등학교 때 쓰던 거 그대로 들면 안 되려나?"
"대학교도 학교야. 그냥 아무거나 편한 거 들어."
"핸드백 들고 다녀도 돼?"
"아예 안 들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해."
"왜?"
"응?"
아직은 고등학생 특유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한 동생이었다.
아이패드 하나만 달랑 들고 몇 시간 동안 연강을 듣는 친구의 이야기를 해주자, 동생은 굉장히 좋아했다. 학창 시절 내내 무거운 책이 가득 들어있는 백팩만 들고 다니다가, 예쁜 에나멜 핸드백을 들고 학교를 누빌 생각을 하니 행복한 모양이었다.
이런저런 소재로 대화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의 새내기 시절도 떠올랐다.
나의 새내기 시절을 회상하면, 그야말로 '노답'이었다. 대학 생활에 대해, 정말 아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상태로 대학 생활에 던져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18학점이나 21학점을 듣는데, 혼자 뭘 들어야 하는지 몰라 고작 12학점만 신청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대학 생활인데 학점을 잘 받을 리도 없지. 나는 1학년 1학기 평점 2.5라는 역대급 학점을 남기며 첫 학기를 마무리 지었다.
물론 대학에는 나 같은 학생들을 위해 '재수강'이라는 좋은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대학에는 한 학기 당 수강할 수 있는 최대 학점이 정해져 있고, 재수강을 한다고 해서 최대 학점을 늘려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남들보다 학점을 많이 따지 못한 나에게 재수강은 졸업 유예를 뜻했다.
덕분에 나는 반강제로 계절 학기를 수강해야만 했다. 유튜브나 네이버만 찾아보지 말고 에타에도 검색해 볼 걸, 하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왜 내가 이런 실수를 하게 되었는지,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자면 대학에 합격하던 날을 살펴봐야 한다.
나는 정시로 대학에 입학했다. 내가 갈 수 있는 대학보다 평균 성적이 높은 대학에 상향 지원했고, 다행히 합격에 성공했다. 기뻐하던 내가 간과한 점이 있었으니, 바로 내가 끄트머리 추가 합격자라는 거다. 전문 용어(?)로 학과 인원 수의 문을 닫고 입학한 나는 추가 합격 발표의 끄트머리인 2월 중반에야 합격 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웬만한 대학에서의 2월 중반은, '새터'라 불리는 새내기 배움터가 끝나고 수강 신청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다시 말해, 나 같은 늦둥이(?) 추가 합격자들은 아는 사람이라고는 하나 없는 낯선 환경에서 홀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대학생활에 '던져졌다'는 나의 표현은 이런 경험에서 기인한다. 각종 경로를 통해 아는 선배가 생긴 동기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시간표를 짜서 수강 신청을 준비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겨우 pc방에 찾아가 수강신청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앞서 언급했듯, 너무 가벼워서 탈인 시간표를 들고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심지어 전공 필수 과목은 빌다시피 간절한 메일을 보내, 이른바 '빌넣'을 통해 겨우 수강할 수 있었다. 입학하고 교수님께 보낸 최초의 메일이 과목 열어달라고 비는 내용이라니... 최악의 첫인상을 남겼다는 생각에 저절로 우울해졌다.
그러나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딜 가나 비슷한 친구들 몇 명은 꼭 있기 마련이니까. 나중에 친해진 동기에게 들은 바로는, 그날 교수님께 여석을 열어 달라는 메일을 보낸 동기들이 서너 명은 있었다고 한다. 나만 이상한 건 아니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스무 살.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성인으로 시작하는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비단 '대학'이라는 환경뿐만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가 변하며 성인으로써의 삶을 살게 된다. 열아홉과 스물은 고작 1살 차이일 뿐인데 많은 것이 놀랍도록 달라진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친구들과 놀러 간다'라고 하면 집에서 버스 타고 20분 가면 있는 번화가에서 카페와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성인이 된 현재는 차를 운전해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잡아 바다를 보러 가기도 하고, 시간을 맞추어 대만이나 일본처럼 가까운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전에는 상상도 못 하던 생활이다. 당장 경험할 수 있는 것들도 다양해지고, 삶의 반경도 넓어진다.
넓어진 환경과 넘치게 주어지는 자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해진 길 없이 내가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삶이 설레면서도 두려웠다. 이제 성인이니까 나는 내 선택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고, 그러니까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고질병처럼 나를 시름시름 앓게 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수없이 인터넷을 뒤지며 정답을 찾았고, 정답이라 생각했던 것들에 뛰어들어 도전했다.
물론 그럼에도 여러 번 실패했지만. 막상 겪어보니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마치 수학 공식처럼 딱 맞는 정답은 세상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보았던 선배들의 말은 나중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당장의 실패를 막아주진 않았지만, 그 조언들이 양분이 되어 나를 성장하게 했다.
다양한 사람의 말을 듣다 보니 자연스레 내게 더 맞는 방법을 고를 줄 알게 됐고, 그들의 경험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응용해보기도 했다. 겪어본 적 없는 일들을 미리 찾아보고 뛰어든 덕에, 목표를 남들보다 쉽게 성취한 적도 많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쫓겨 찾아본 정보들이었다고는 하나, 그렇게 쌓은 정보들은 나의 무기가 되어서 대학 생활을 지켜주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졸업을 준비하는 고학번 선배로써, 나 역시 대학 생활에 대한 팁들을 알려주려고 한다. 완벽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될 거라 자부할 수 있다.
나는 대학에 대한 것은 하나도 모르던 내가 대학에 적응해 나간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학점, 대학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 동아리 선택하는 법부터 시작해 대학생이 하면 좋은 것들 등등.
특별할 것은 없지만, 언니처럼 '갓생'을 살고 싶다면서 꿀팁을 내놓으라 졸라대던 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모든 조언을 담았다. 이래 봬도 학점 2.5라는 최악의 성적에서 평점 4점대라는 성공 신화를 달성한 몸이니, 믿어봐도 좋다.
물론, 아까도 말했듯 내가 쓴 글이 정답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리고 주변 환경에 따라 수많은 것이 바뀌곤 하니까. 하지만 만약 내가 스무 살 새내기로 돌아간다면, 분명 여기에 써진 대로 행동해 볼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은 어떤 입장이실지 모르겠다. 동생과 같은 새내기라면 흥미롭게 읽을 것이고, 대학 생활을 나보다 더 잘 아는 경력직(?)이시라면 오히려 우습게 보이실 지도 모른다.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써놓은 조언이니만큼,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디까지나 아는 선배의, 혹은 아는 대학 후배의 썰풀이처럼 편하게 읽어주시길!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동생아. 갓 스물을 맞이한 너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