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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을 May 29. 2023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홀로코스트에 이어지는 일상적 반유대주의에 대하여

책 표지도 내용도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면이 없지않아 있다

인류의 사골, 홀로코스트, 우려먹을만큼 우려먹어도 아직 남아 있다. 현대의 반유대주의.

일단 미국에서 회당을 테러당하고 차별받는다니 그건 인정.(미국 내 다양함의 수만큼 차별이 있는 거 아닐까 싶지만) 그 슬픔과 공포도 인정. 새로운 자유의 땅, 도화지 같았던 미쿡 너마저 그럴 수 있어? 이런 불만도 인정. 그리고 다른 견해 덧붙임.


세계 곳곳에서 유대인들이 돈으로 흥하고 돈 때문에 이용 당하고 살해당한 위대한 유대인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되짚어준다. 홀로코스트를 강조하고 되새김질하는 일이 반유대주의를 해소하는 데 1도 도움이 안 된다고 하면서 러시아, 중국, 중동 등지에서 어떻게 살해당했는지 미시적으로 아주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죽은 자 숭배말고 산 자 차별 말자는 모토는 어디로 가고 가스실 밖에서 죽은 유대인 이야기만 주구장창 하는 거임? 이 책의 제목은 적어도 1장 "모두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죽은 유대인"에만 해당한다. 나머지 글들은 유대 자본에게 고료를 받고 그때그때 발표했던 글을 모은 느낌이 드는데, 그건 정확히 모르겠다.


하얼빈은 유대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제2장) 유대인과 하얼빈의 역사는 정말 새로웠다. 당시의 모던 호텔은 지금도 건재하다.(왼쪽) 하얼빈 유대인 박물관.


그녀는 독일 나치=홀로코스트에서 벗어나서 중국의 하얼빈, 러시아의 이디시어 사용 예술가 지원과 처형, 중동 지역의 유대인 학살, 종국에는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으로 반유대주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실례를 검토한다. 결국, 그들이 얼마나 위대하게 살았고 처참하게 쫒겨나고 살해당했는지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독일 및 일부 유럽에 머물러 있던 걸 세계로 확장하고 현재로 불러들인다. 누구를 위해? 나라도 되찾고, 돈도 넘치고, 뚜렷한 주적도 없어 정체성이 희미해진 미국계 유대인에게가 아닐까. 어쩌면 셰익스피어가 샤일록을 빌런으로 그린 거에 빡친 저자가 유대인에 대한 세계인의 태도에 가스라이팅당할 지도 모르는 유대인 어린이를 위해?


현대 미국 유대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미국에 두는 걸까, 이스라엘에 두는 걸까? 둘 다인가? 아무리 미국 유대인이라도 저자의 기술로보아 유대인이라면 다 같은 역사를 공유한다고 판단하는 것 같으니 이스라엘도 본인들의 역사라고 판단하고 있겠지. 핍박받은 경우에만 동질감을 느끼는 건 아닐 테니까. 어쨌든 이스라엘과 관련한 내용만 딱 피해간다. 중동의 빌런 이스라엘과 거리두기만 하면 그들의 피해자 코스프레는 영원히 지속할 수 있는 것일까. 죽은 이를 영웅으로 삼지만 이웃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는 태도, 이스라엘에 주고 싶은 메시지인가? 라엘아 제발 이웃들 좀 챙겨라.


작년에 읽었던 소설 <위대한 집>이 생각난다. 말씀으로 이어져온 유대인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꽤나 애쓰고 있었다. 현대 미국 유대인들은 다시 말씀으로 글로 그들의 성전을 구축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서 저자는 막판에 가면 <탈무드>를 읽으며 위로 받는 자신과 "다프 요미"에서 <탈무드>를 7년 동안 읽는 유대인들을 혹은 비유대인의 사례까지 간증하고 있다. "다프 요미"에서 탈무드라도 읽어야 할 판이다. 하여, 나도 도서관에서 <탈무드-원전에 가장 충실한 오리지널 탈무드>를 상호대차했다. 탈무드는 좋아보이더만. 에전에 읽었던 탈무드는 탈무드가 아니었던 듯.


대체 유대인은 왜 이렇게 튀는 걸까. 왜 이렇게 배척당하는 걸까?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미국에서는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던 독일계 유대인이 뒤늦게 이민온 동유럽이나 러시아의 유대인들과 구별짓고자 했다는 것, 또 이스라엘에서도 혈통에 따라 유대인 차별이 심하다는 것....인류는 정신 차리긴 글렀어.

내전으로 여전히 많은 이가 죽는 세상이다. 유대인은 그래도 내전으로 같이 죽이는 일은 안 당했으니, 병아리 눈물만틈 더 나은 것도 같다. 늘 자신들을 차별하고 배척하는 적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건지도.


그리고..흠, 나는 죽은 유대인 소비를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 또, 살아있는 유대인에 대한 호감도도 그저 그렇다. 이 책을 읽고도 매한가지지. (차별 아님. 차별도 존재감이 있어야 하지, 만나봐야 하지~) 우린 더한 학살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세계의 조연 중 조연이라 그런가. 유대인은 어떻게 해도 주인공 모드야.


날것 그대로 말하면 읽는 내내 멀미와 역겨움을 느꼈다. 이제 미국 유대인의 책은 소설이든 논픽션이든 믿고 거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특히 문학 전공자들 책은 더더욱.


*참고할 도서

<탈무드-원전에 가장 충실한 오리지널 탈무드>노먼 솔로몬 (지은이),임요한 (옮긴이)규장(규장문화사

알라딘: 탈무드 (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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