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반토막 난 돈, 이게 맞아?

by 위니 wini


그간 묵혀왔던 것들에 대한 나의 이상들이 마침내 퇴사한 몇 달 사이 지출액은 폭주하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지출하며 나는 행복했던가? 마치 동전의 양면성, 양날의 검이었다. 큰 지출을 할 때마다 한숨을 동반하며 무거워지는 마음 한 켠은 당연하거니와 내 몸에 상처를 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 돈을 모으는데 몇 년이 걸렸는데 고작 두세 달 사이에 수증기처럼 증발하다니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하고 싶은 것들을 실천한 건데 이게 과연 올바른 소비였을까? 사회초년생이 모아 왔던 코 묻은 돈을 귀한 줄 모르고 이렇게 한 순간에 써버리는 것이 잘한 짓일까?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 것이고, 또 모으면 된다지만 그러기엔 내가 모은 돈은 너무나도 적은 금액이었다. sns에 떠도는 글을 보면 몇 살에 얼마를 모아야 정상이다라는 둥 나이를 언급하며 저격하는 글들이 많다. 각자의 삶이기에 정답은 없는 것이라지만 괜스레 마음이 심란해져 그럴 때마다 흐린 눈을 하며 애써 고개를 떨구게 되었다.

그간 고생해 온 나에게 주는 안식이라 합리화를 하며 지출을 했지만 생각보다 과하게 쓴 탓인지 타격이 꽤나 컸고 오래도록 나를 괴롭혔다. 그 경제적 타격은 이직을 하고서도 이어져 갔다.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미래의 내가 고생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 말에 대해 이제야 조금씩 경각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반토막 나 버린 돈에 회의감을 느끼게 된 것은 사실상 내 마음가짐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유. 내게 그 마음이 없었다. 애초에 모은 돈이 많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여태껏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경험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 지금에서는 마냥 어린 나이가 아니기에 타당한 이유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음의 여유보다는 몸에 상처를 내는 듯한 느낌을 받은 날들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모아 왔던 돈을 쓰지 않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고민 없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다른 경험을 택해서라도 나는 기꺼이 감수하고 지출했을 것이라고. 그렇기에 지금의 내가 더 열심히 살아갈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퇴사를 하고 폭주하듯 지출을 한 후, 나의 경제적 관념이 깨어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가 정말 중요한 시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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