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주택살이-에너지 3편

올여름, 에너지 프로슈머가 되다.

by 살림하는 과학교사

우리 집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주택으로 이사 오면서 은근 기대되는 것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태양과 바람과 물과 땅의 에너지, 값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이 에너지, 나는 그 태양의 힘을 만끽한 여름이었다.

왜냐고? 이른 더위와 9월 초까지 계속되는 폭염 속 6, 7, 8월 우리 집의 전력 사용량이 0 Kwh였다!! 하물며 잉여전력까지 생산되었다. 에너지 프로슈머, 즉 나는 전기 생산자가 된 것이다.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와 핵(원자력) 에너지가 아닌 그저 매일매일 주어진 태양빛에 기대어 전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어쩌면 누구나 그 전기를 매일 생산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석유와 석탄을 채굴하고, 채굴과정에서 땅이 오염되고 서식지가 파괴된다. 생명이 사라진다. 발전소에서 제공하는 전기는 송전선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해 주로 수도권과 도시에서 사용된다. 발전소 주변과 고압송전서 아래 사는 사람들의 피해와 생명값을 우리는 알고나 있을까?

핵발전소는 또 어떠한가? 핵폐기물은 처리할 기술과 땅도 없으면서 미래엔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처리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이성적으로 납득이 가는가?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바닷물을 끌어다가 2년간 식히고 있는 건 또 어떤까? 하물며 방사능이 유출되고 방사능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이 사실은 숨겨지고, 알지 못한 채 우리는 전기를 쓰고 있다. 어쩌면 메일함에, 매일 켜놓은 노트북과 tv, 숏츠, AI로 낭비하고 있다.


그런데, 무한히 제공해 주는 빛, 태양의 힘과 불어오는 바람, 풍력의 힘과 땅, 지열 에너지와 물의 힘을 이용하면 목숨을 건 전기, 그 GRAY ENERGY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주택살이 한지 5개월 태양광으로 따뜻하게 물을 데워 샤워를 하고 빨래를 돌릴 수 있으며, 전자제품을 사용하고 에어컨을 쓴다. 그것을 우리 가정은 태양광이 설치된 주택살이를 하며 몇 개월 만에 몸으로 눈으로 체감해 버렸다... 놀랍지 않은가...

8월 전력 잉여량이 599 Kwh, 잉여된 총전력량이 2218 Kwh … 잉여된 전력은 한전에 팔순 없다. 대신 잉여량을 계산해서 전기사용량이 생산량보다 많을 때 차감해 주는 구조이다. (잉여되길래 5월에 한전에 전화해서 물어봄)


근데 고지서를 보며 또 궁금해졌다. 난 한전의 전기를 쓴 적이 없는데 왜 3,4천 원씩 전기요금을 내야 하지? 궁금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전력망은 단일망이라 전기를 생산해서 한전이 설치한 전선을 사용하니 내가 그 전력을 한전에 공급하면서도 그 사용료를 내는 것이었다.

독일의 경우는 다차원적 전력망을 가지고 있어서 생산 에너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시민은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협동조합의 에너지원을, 어떤 마을은 비율을 결정해서 전기를 공급받기도 한다고 한다. 느리지만 서서히 발전된 민주주의는 시민에게 에너지를 선택할 권리도 주었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되는 자연의 에너지, 우리는 자연에서 값없이 주는 에너지 대신 착취와 채굴,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얽혀 누군가에겐 정의롭지 못하고 불공평한 에너지를 쓰고 있다.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야? 산업의 기반 대부분이 탄소를 등에 없는 거니깐... 하지만 그로 인한 결과로 이 세상은 신음하고 있다. 나는 그 신음소리가 여실히 들려온다. 내가 사는 자연도(영종도)는 올여름 폭우로 인해 1명이 사망했다. 기후재난은 누구에게나 닥친일이지만 기후취약층에게 먼저 다가올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이 문제를 나 몰라라 할 순 없다.


에너지를 전환해야 할 시기이다. 채굴할 석유석탄도, 파괴되어 가는 서식지와 매일 스러져 가는 생명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기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슬란드는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100%이다. 가능한 일인가? 싶을 정도로 다시 눈을 씻고 보았다. 가능한 일인 것이다. 독일은 24년을 기점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는 항공기가 뜨지 않는 법안을 마련한 프랑스, 도시의 중심에서 자전거를 타는 게 차량을 운행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한 코펜하겐, 영국은 2024년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모두 멈추었다. 탈석탄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중국은 2년 사이에 재생에너지 성장비율이 43%를 넘었다.

2023 년 OECD 재생에너지 발전비중.png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최하위다. 어쩔 수 없잖아?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회피지 말길 바란다. 우리에게 닥친 현실은 막다른 골목이 아니다. 골목너머에 어쩌면 더 나은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더 나은 현실이 아니다. 내가 에너지 생산자가 되거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햋빌발전, 풍력발전, 지열발전에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녹색소비, 녹색 생산자가 되는 것, 미래를 위한 투자 이 또한 정말 매력적이지 않는가?

나는 올여름 에너지프로슈머로 살아감이 감사하고 기뻤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것을 선택하고 싶다. 당신도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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