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아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평범한 건, 남들과 똑같다는 건 싫었다. 단순하게 플레이리스트만 봐도 대중적인 노래는 듣지 않았고 혹여나 내가 듣던 노래가 갑자기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면 그때부턴 삭제하고 듣지 않았다.
나는 평범한 건 별로라서 항상 다른 걸 선택했다. 그리고 나는 평범하지 않았기에 대단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한 남들처럼 살아가기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는 내가 되었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매일 뭐 먹지라는 같은 고민만 반복하며, 이번달 카드 값은 얼마가 나왔는지,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돈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 그냥 그런 사람이 되었다. 매일 같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과 사랑에 대한 답답함, 미래에 대한 걱정들을 마주 하는 나는 가끔 정신이 아득해져 하염없이 눈물이 나올 때도 있다.
뭐 근데 어떡하겠어? 다 그냥 그런 것이라는데, 산다는 게 그런 것이라는데.
나는 그냥 살고 싶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잘 살아보겠다는 나의 선택이 더욱 인생을 힘들게 만들지라도, 남들과 비교해 아직은 가진 게 없는 사람일지라도, 나의 이런 여유와 무책임함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다 떠날지라도.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들이 잘못된다고 해서, 뭐 얼마나 잘못되겠어.
그냥 살다 보면 결국 어느 점에서 위치해 있을 테고, 다시 그렇게 살다 보면 또 다른 어느 점에 위치해 있겠지. 결국 모든 점들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선이 될 테고, 인생이라는 선이 뒤엉켜 고유한 형태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것의 형태는 모두가 각기 다른 것이기에 우성과 열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결코 모방해서 따라 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 엉켜버린 선들을 다시 풀어 예쁜 모양을 만들려 할수록 더욱 엉켜버리고 결국 그 선들은 커다란 검은 점으로 남겨질 뿐이었다. 검은 점들이 수많이 남겨진 나의 선들은 이제야 뻗어가려 하고 있다.
인생이 잘못된다 해도 얼마나 잘못되겠어. 그냥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