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의 결정적 마침표, 초등수학 사고력-김종명"을 읽고
요즘은 책을 읽기만 하고 덮어버리면 남는 게 없는 것 같아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이 책은 팔로우하는 아나운서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사고력수학 학원 원장이 쓴 책이다. 책의 요지는 결국 이렇다. 수학 선행을 해야 하고, 초등 때 사고력수학을 해두면 중고등학교 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런 말이 나온다. “정신줄 잡고 2년 공부하면 못 갈 대학이 없다.” 이쯤 되면 사고력수학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헷갈린다. 책을 읽긴 했지만, 나는 사고력수학 학원을 앞으로도 보낼 생각이 없다.
우리 집 아이들은 지금 사고력수학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첫째는 6개월, 둘째는 10개월 다니고 그만두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필즈, 소마, 시매스 등 여러 학원을 테스트 봤다. 대부분 주 1회 반에서 높은 반이 나왔다. 주 2회 반이 아니니 수학 신동은 아니구나. 그래도 꼴찌반은 아니네. 주변 친구들은 주 2회 높은 반에 다니기도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주 1회 반이라 크게 부담 없겠지 싶어 가볍게 시작했다.
하지만 분기마다 보는 시험에서 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숙제도 매일 한두 쪽씩 나왔는데 그것조차 버거워했다. 나도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아서 도와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아이들도 점점 학원에 가기 싫어했다.
그래도 나는 계속 보냈다. 지금 당장 못 따라가더라도 수업을 듣다 보면 뭐라도 얻는 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다 둘째가 영어 ‘7세 고시’를 준비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영어와 수학을 동시에 감당하기가 어려워 먼저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첫째도 계속 다니기 싫다고 말했다. 결국 첫째도 학원을 그만두었다. 한참 뒤에 첫째가 이런 말을 했다. 수업 내내 기도를 했다고 한다. “얼른 이 수업이 끝나게 해 주세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그만두자는 생각을 하면서도 수업료 일부 환불이 안 된다는 이유로 마지막까지 수업을 들으라고 떠밀었던 내가 떠올랐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를 한 시간 내내 듣고 있어야 했으니 화가 많이 났을 것이다.
사실 나는 중학교 1학년까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동네 수학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때 하이레벨 같은 어려운 문제집을 푸는 아이들을 보며 ‘수학을 잘하는 애들은 따로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중3 겨울방학 때 혼자 수학의 정석을 하루에 한 챕터씩 풀어 열흘 만에 한 권을 끝냈다. 그 이후로 나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되었다. 수능에서 수학 만점자가 없었던 해에 한 문제만 틀렸고, 수학 성적만 놓고 보면 전국 1등이었다. 수학 신동이 아니어도 학교 수학과 수능 수학은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요즘은 수학 학원 안 다니는 아이가 없다는 말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남들 따라 아이들을 학원에 보냈다. 이번 일을 통해 다시 느낀다. 아이마다 다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은 따로 있다. 그걸 아는 것이 엄마인 나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