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미셸 오바마 자서전)

자기 자랑인 줄 알았던 『비커밍』에서 나의 방황을 만나다

by 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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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아내, 퍼스트레이디, 프린스턴 및 하버드 출신, 이런 화려한 수식어 때문에 솔직히 처음엔 이 책이 '성공한 자의 자기 자랑'일 거라 생각해서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마주한 시카고 남부의 평범한 소녀, 미셸 로빈슨의 여정은 예상보다 훨씬 치열하고 인간적이었다.


인생에 정해진 목적지는 없으며, 우리는 그저 계속해서 '무엇인가가 되어가는(Becoming)' 과정 중에 있다는 그녀의 말은, 완성이 아닌 과정 속에 서 있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미셸이 정의한 삶의 세 단계에 나의 시간을 비추어 보았다.


미셸은 삶을 세 단계로 나눈다. 나를 증명하던 Becoming Me, 가족과 일의 균형을 찾던 Becoming Us, 그리고 영향력을 나누는 Becoming More.


1. Becoming Me : 나를 증명하며 목소리를 찾는 과정

시카고의 평범한 부모 밑에서 자란 '미셸 로빈슨'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 "Am I good enough?"라는 끊임없는 자기 의심을 성취로 극복하며 프린스턴과 하버드에 진학했다.

나의 'Becoming Me' 또한 비슷했다. 서울의 평범한 부모 밑에서 자란 난 대학 입학까지는 거침이 없었지만, 막상 대학에 가서는 긴 방황을 했다. 졸업 후 취업을 했으나 몇 년 만에 그만두었고, 내가 잘하는 건 공부뿐이라는 생각에 고시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다. 결국 도피하듯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그곳에서도 겨우 학점을 따며 '공부는 이제 내 길이 아닌가 보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돌아 돌아 현재의 직장에 정착하게 되었다. 미셸처럼 화려한 직선코스는 아니었지만, 그 굴곡진 시간 또한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2. Becoming Us : 혼자가 아닌 '우리'로 서는 법

강렬한 개성을 가진 동반자 버락 오바마를 만나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미셸의 모습에서 나는 우리 남편을 보았다. 하버드 로스쿨 졸업 후 고액 연봉의 로펌 제의를 거절하고 신념을 쫒았던 버락. 남들이 원하는 좋은 집이나 차보다 더 큰 꿈을 향해 달렸던 그 때문에 미셸은 은연중에 독박육아와 가사의 고단함을 견뎌야 했다.

우리 남편도 참 비슷하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큰 꿈을 좇는 사람. 그 곁에서 때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미셸이 그랬듯 나 역시 '남편은 크게 될 거야'라는 믿음으로 우리의 울타리를 지켜왔다.

3. Becoming More : 나를 넘어선 영향력

백악관이라는 무대에서 '대통령의 아내'를 넘어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 미셸

이 단계는 내가 조금 더 성장해야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직의 일원'이나 '누구의 아내, 엄마'로서의 현재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언젠가는 그 경계를 넘어 나만의 메시지를 세상에 던지고 싶다. 내 목소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길 바란다.


내 마음을 붙잡은 문장들(Memorable Quotes)


"내가 스스로 나서서 자신을 규정하지 않으면, 남들이 얼른 나 대신 나를 부정확하게 규정한다."

- 나는 식당에서 메뉴 하나를 정할 때도 늘 다른 사람이 주문하기를 기다리곤 했다. 질문이나 발표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도 당당히 손을 들지 못하고, 뒤늦게 못한 아쉬움을 혼자 삭이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렇듯 늘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러 있던 나에게, 이 문장은 이제라도 스스로를 정의하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준엄하게 꾸짖는 듯해 깊이 가슴에 남았다.


"사람들의 온기를 잴 수 있을 때, 삶은 훨씬 더 나아진다. 늘 그렇다."

-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아이들 엄마 모임에 가면 금세 기가 빨려 도망치듯 나오고 싶어지기도 한다. 현재는 휴직중이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는 개인주의가 강한 편이다. 그럼에도 조직 생활은 늘 쉽지 않은 숙제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를 버티게 한 건 사람의 온기였다. 모임에서 만난 한 엄마의 이유 없는 선의, 회사 동료가 건넨 뜻밖의 칭찬 한마디... 아이들의 무한한 애정과 무심한 남편의 토닥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작은 온기들이 모여 내가 오늘을 살아낼 힘이 되어주었다. 결국 사람들과 나누는 온기가 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새삼 깨닫게 해준 문장이다.


우리는 모두 여전히 '되는 중(Becoming)'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지금 이 방황과 고민조차 내가 되어가는 과정의 일부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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