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의 자가점검
내가 회피하는 단어가 있다.
"사랑"
너무 흔하게 사용하지만
정확한 실체를 잘 보여주지 않는 말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주는 사람은 적어
사랑시장은 인류 창조 이래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서 지속적으로 허우적대고 있다.
"사랑"이라는 거대한 무게감에 눌려
압박감과 부담감이 되는 이 단어를 소화하기가 늘 버거웠다.
어릴 적, 사랑은 있었지만
정작 "사랑해."라는 문장을 귀로 들어보지는 못해서인지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사랑의 정체는 늘 모호했다.
삼키지 못한 이 단어를 이제는 나의 언어로 해석을 한다.
사랑은 저절로 주어지는 '감정'이 아니라 배우고 익혀야 할 '기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단어는 순간적인 연애감정과는 구별된다.
'살짝 설렜어.'는 사랑의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 중 극히 일부분이다.
현실에서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난해하고도 정답이 없는 타인이라는 텍스트를 읽으며
끊임없이 해석해야 하는 고단한 작업이자
타인만큼이나 설명이 불가능하고 복잡한 나의 내면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고 해체하여 번역하는 것을 반복하는 지루한 과정이다.
그래서 '순간적 사랑'이란 존재할 수 없다.
'순간적 사랑인 척하는 감정'만 있을 뿐이다.
사랑의 출발점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에 열심을 쏟아붓고 시간을 들인다 하더라도
서로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다른 사람임을 겸허히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더라도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고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이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연구하지 않고
나에 대해 상대방에게 설명하지 않는 사람은
그 사랑은 진위와 방향을 진중히 가려볼 것을 권하고 싶다.
그래서 사랑은 처음부터 완결된 형태의 거대한 성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가며 무너지더라도 다시 쌓기를 멈추지 않는 젠가 블록과 더 닮았다.
"사랑해."
나에게 이 말은
"난 어렵지만 널 배우고 익히고 있어."
"너에게 나에 대해 차분히 반복해서 설명해 줄게."라는 뜻이다.
올바른 사랑에 대한 정의에서
올바른 사랑이 존재한다.
✒️
"사랑은
자기 자신 또는 타인의 정신적인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이며
행위로 표현되는 만큼만이 사랑이다.
사랑은
의지에 따른 행동이며,
의도와 행동이 결합된 결과이다."
진정한 사랑은
능력부여 사랑(empowering love)으로써
상대방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킨다.
-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 中 -
사랑은 명품이고 작품이라
늘 가품과 위작이 있다.
속지 말고
속이지 말고
사랑, 그 녀석을 한 번 해 보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