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월 17일-아빠가
사랑하는 아들아
눈부신 햇살이 싱그러운 아침이다. 지금 우리 아들은 뭘 하고 있을까?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아들이 내 삶의 위안이 되나 보다. 일어나자마자 네게 편지를 쓴다.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서 열심히 훈련을 하고 하루하루를 창조적으로 시간 관리하고 있다니 반갑구나. 성경 읽고 훈련소의 나날을 기록하고 있다는 우리 아들이 자랑스럽구나. 아들아, 네 군생활의 첫 발인 훈련소 생활에 잘 정착하고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축하한다. 하지만 아들아. 오늘은 해가 뜨고 눈부신 하늘이지만 내일은 천둥, 벼락이 치고 먹구름이 몰려와서 비를 뿌리는 날이 오듯이, 군 생활 중에 네 뜻과 상관없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나 장애물이 나타날지 모른단다. 이 기간이 끝나면 자대 배치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할 곳이니 좋은 동료, 상사 만나기를 위해 기도해야 한단다. 물론 네가 그들의 좋은 이웃이 돼야 한다는 다짐이 먼저겠지. 아빠도 이 부분을 위해서 늘 기도한다.
세상 어느 곳이나 그렇지만,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이란다. 네 주변에 좋은 관계를 만들고, 너무 튀지 않도록 주변을 돌아보고 한 발짝씩 물러나 다른 사람을 세워주도록 하거라. 낭중지추라고 했지, 너는 다양한 분야에 재주가 많아서 어느 곳에서나 금방 눈에 띄는 아이다. 교만해져서 다른 사람의 눈 밖에 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군 생활에는 뛰어난 한 사람이 필요하지 않단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고 동료애를 가지고 서로를 돕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면 별 무리 없이 무난하게 군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란다.
훈련 기간의 꽃은 유격과 천리행군인데, 우리 아들은 어떻게 할까? 성훈이 말에 의하면 열외 해서 따로 갔다고 하더구나. 하지만, 동기들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네가 무릎을 치료받고 있다가 입대해서 구보나 포복 등의 무릎을 쓰는 고된 훈련을 받을 때는 잠시 열외 시켜 줄 거다. 그런데 그 시간에 독서하고 일과 후에는 상당한 무게의 벤치 프레스 등을 하게 되면, 동기 전우들에게 꾀병 부리고 자기 실속만 찾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쳐져 인심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 아들 주변에 우호적인 사람들이 넘쳐나도록 해야 한다. 네 말대로 매일 가슴 뛰는 삶을 살도록 늘 자신을 독려하고 위로하고 축복하고 인내하며 살자. 우리에게 어떤 환경이 주어지든지 눈부시게 생생한 "살아 있는" 시간들을 만들어 나가자.
아빠는 우리 아들이 언제든 있어야 할 자리에, 복 받는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화와 께서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룻기 2:12)라고 하셨다. 룻과 시어머니 나오미가 남편과 아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잃고 모압을 떠나 이스라엘로 돌아온 후, 전혀 생각지 못했던 축복을 받게 되었다. 너도 잘 알듯이 그 두 여인은 아무에게도 생계를 의탁할 수 없는 과부들이었기에 룻이 밭에 나가 이삭을 주었다. 그 밭은 나오미의 먼 친척 보아스의 것이었지. 그는 롯을 보고 그녀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었고, 후에 그녀의 남편이 되었다.
룻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 있어기에 축복을 받았던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룻의 축복을 넘어서 룻과 보아스의 만남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잇는 중요한 사건이 된다. 룻은 모압 여인이지만, 룻과 보아스는 결혼하여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의 아버지가 되고, 이새는 다윗의 아버지이며, 다윗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포함되게 되는 것이지. 사랑하는 아들아 언제든지 있어야 할 자리에, 복 받는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
우리 아들 말대로 아빠, 엄마도 아들과 한동안 떨어져 살면서 서운함을 넘어 재창조의 시간을 갖으려고 해. 엄마는 멈췄던 그림 그리기를, 아빠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들 덕분에 우리 가족의 삶이 리노베이션 되고 더 젊어지고 생기 넘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더니 요즘에는 새로운 힘과 희망의 계획들이 생겨났다. 그래서 우리 아들이 고맙다.
아들아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눈부신 태양이 뜨듯, 밤의 어둠을 잘 이겨내거라.
멋지고 아름답게 청춘을 꽃피우거라.
자랑스럽고, 또 사랑한다. 아들아, 잘 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