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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례자 Apr 26. 2024

오솔길에서

        오솔길에서


 아차산성 돌담에 해가 걸렸습니다.

 너진 성터 위에 고양이 한 마리

 따뜻한 햇살에 졸고 있습니다.

 시내처럼 흐르는 오솔길은

 아카시아  향기로 가득합니다.

 먼 데서 낮 닭이 울고

 흙 내음새 나는 이 길은

 나의 어린 시절 정다운 것들

 다람쥐, 진달래, 복숭아, 송사리, 가재,

좁은 골목길,

그리고 문득 그 사람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숲길입니다.

오월 숲 속에 생명을 품은 것은

모두 저마다 향기가 있고

또 내일이 있습니다.

청춘이 다 지나간 이 길을 

추억을 밟으며 걷습니다.

까치 발끝에 아찔한 향기가 툭 하고 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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