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왜 아시아라고 불릴까

남들이 붙여준 이름, 우리가 스스로 채워온 의미

by 아우리

서부사하라 분쟁지역에 유엔 임무단으로 파병을 갔을 때였다. 전 세계 스무 나라가 넘는 사람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각자 다른 국기를 달고 있었지만, 대화 속에서는 국적만큼이나 자주 “너희는 아시아”, “우리는 남미”, “저쪽은 유럽”이라는 말이 오갔다.

문득 궁금해졌다. 아시아라서 그렇다니, 그런데 아시아는 왜 아시아라고 불리는 걸까.


이름의 기원, 남이 붙여준 동쪽

아시아라는 명칭은 고대 유럽에서 비롯되었다. 그리스인들은 오늘날 터키 서부, 소아시아를 가리키며 처음 이 단어를 썼다. 이어 로마와 중세 유럽에서는 라틴어 오리엔트(Orient), 곧 “해가 뜨는 동쪽”이라는 표현과 함께 쓰이며 점차 유럽 동쪽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확대되었다.

조선이나 중국에서는 이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동쪽은 그저 동양, 서쪽은 서역이라 불렸을 뿐이었다. 외부에서 이름 붙여진 ‘아시아’라는 거대한 공간은 사실 단일한 색이 아니었다. 수없이 다른 빛깔이 이어진 거대한 모자이크에 가까웠다.


다양하지만 묶여온 대륙

아시아 내부는 결코 단일하지 않았다. 동북아에는 유교의 전통이, 태국에는 불교의 뿌리가, 필리핀에는 가톨릭의 신앙이, 인도네시아에는 이슬람의 문화가 자리 잡았다.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 역사와 언어가 얽혀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19세기와 20세기 제국주의 시대가 시작되자 아시아는 공통의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바로 식민지의 상처와 독립을 향한 투쟁이다. 이후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안게임은 이 기억을 연대로 묶어낸 상징적인 무대가 되었다.


연대의 이름으로 남은 아시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베트남은 프랑스로부터,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나라들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우리는 아시아인”이라는 자각이 있었다.

오늘날 아시안게임은 단순한 스포츠 축제가 아니다. 그것은 상처와 치유, 그리고 약속의 기록을 담아내는 자리로 이어지고 있다.


결론: 아시아는 시선이 만든 이름이다

아시아라는 말은 단순한 지리적 구분이 아니다. 남이 붙여준 이름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왔고,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연대의 의미를 쌓아왔다. 오늘 우리가 부르는 아시아는 과거의 상처와 기억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오늘의 또 다른 이름이다.

결국 아시아는 땅이 아니라 시선의 문제다. 그 시선을 어떻게 이어가느냐에 따라, 미래의 아시아는 달라질 것이다.



<한눈에 보기: 아시아라는 이름의 변천사>

10. 아시아라는 이름의 변천사.png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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