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소리 없는 비명

사담인의 서늘한 이야기 1편

by 인유


P 씨의 “그럴 자격”이라는 말 앞에서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입술은 떨어지지 않았고,
시선은 화면에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았어요.
공기가 식어 가며
내 안쪽까지 차갑게 굳어지는 기분이었죠.


‘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
내가 했던 말투가 그렇게 불편했을까.
아니면, 그냥 나를 괴롭히고 싶었던 걸까.’


그날의 장면들이 물속 그림자처럼 흔들리며 스쳐 갔습니다.
나는 대화창을 열어
내가 남겼던 말들을 하나씩 다시 읽었습니다.
글자 하나하나가 눈을 찌르는 것 같았습니다.


‘내 말은… 위로였을까, 아니면 단죄였을까.’
‘상처를 덮으려 한 걸까, 아니면 더 깊게 남긴 걸까.’


머릿속에서 질문이 끝없이 맴돌았습니다.
그 사이, P 씨는 내 이름을 여러 차례 불렀습니다.
나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단체 대화방에서 나를 불러냈습니다.


“선생님? 보고 계신 거 다 알아요. 왜 답이 없으세요?”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화면에 떠올랐습니다.


직접 지목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화살이 누구를 겨누는지는 분명했습니다.


곧, 다른 사람이 물었습니다.


“선생님이 누구예요?
우리 방에… 선생님 계셨어요?”


그 순간,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가슴 안쪽에서 얼음이 퍼져 나갔습니다.


‘이제… 나를 드러내려는 건가.
내가 숨을 곳은 없는 건가.’


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듯한 착각이
나를 옭아맸습니다.


그때, 머릿속을 스친 단어는 하나였습니다.


차단.


하지만 그걸 누를 수 없었습니다.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차단하면… 모든 게 끝날까.
아니면, 더 큰 소문으로 번질까.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면?’


고립감이 밀려왔습니다.
빠져나갈 길이 없는 방 안에 홀로 선 기분.


결국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라는 걸,
나는 천천히 깨달았습니다.


직면.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조심스레 메시지를 입력했습니다.


“죄송해요.
제가 했던 말 중 어떤 부분이 언짢게 들리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조금은 풀리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문장을 보내자마자—
익숙한 웃는 이모티콘이
조용히 화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 웃음은, 마치 내 대답을 비웃는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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