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인의 서늘한 이야기 1편
“후후… 정서적 폭행이요…”
P 씨의 말투는 가볍고 여유로웠지만,
그 안에 감춰진 냉소와 도발이 서늘하게 번졌습니다.
숨이 막히며, 나는 잠시 멍해졌습니다.
“그쪽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니까 그렇죠.
제가 일부러 그러겠어요?
다들 보내던 거라….
지금 너무 예민하신 것 같아요.”
말투는 차분했고, 심지어 친절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나를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가며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계산이 숨어 있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물었습니다.
“P 씨, 단체 대화방에서 굳이 저한테
개인 메시지를 보내신 의도가 뭔가요?”
잠시, 침묵.
그리고 천천히 떨어지는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 의도요? 의도라…”
그 말에는 진심보다
시간을 끌려는 여백이 짙게 배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익숙한 웃는 이모티콘 하나와 함께
그녀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나는… 평소에 당신을 유심히 보고 있었어요.
단체 대화방에서 늘 말없이 지켜보는 당신.
근데 가끔 흐름이 이상하게 흘러가거나
누가 선을 넘을 때,
기막히게 타이밍 맞춰 한마디 하시잖아요.”
그 말은 칭찬도, 호감도 아닌—
관찰자의 시선이었습니다.
그 말은 내 몸을 얼리는 게 아니라,
내 존재를 겨누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요?”
내 마음 한편에 불안이 스며들었습니다.
“그날도… 선생님처럼 정곡을 찌르셨죠.
솔직히 말하면… 그게 좀 거슬렸어요.”
그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습니다.
“저는 그냥… 다들 공유하길래, 같이 한 건데…
당신은 꼭 옳고 그름을 정리하려 하더군요.
무섭게 조용하다가 마지막에 한마디 툭 던지면
그 말이 분위기를 결정짓잖아요.
그날도 그랬죠.
당신이 ‘지우라’고 말하자,
사람들이 하나둘 조용히 나갔어요.”
그녀의 말투는 점점 격해졌고,
정중함도, 예의도 사라졌습니다.
“제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가요?
다들 조용히 보고 넘겼는데…
당신만 저를 정죄하듯 굴잖아요.
그게… 너무 기분이 나빴어요.”
나는 숨을 깊게 삼켰습니다.
이건 단지 그날 하루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래서… 그냥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당신이 정말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마침표처럼 웃는 이모티콘 하나가
메시지 끝에 찍혔습니다.
익숙한 표정이었지만—
이번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웃지 않는 얼굴이 웃고 있는 모양.
화면 위에서,
그 표정이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대화창 너머가 아니라
내 방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