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인의 서늘한 이야기 2편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물건을 곁에 둡니다.
손길이 닿은 만큼 마음이 스며들고,
시간이 쌓이면 그것들은 하루의 기억을 품게 되지요.
하지만 이제는 앱 하나면 그 기억들을 너무 쉽게 내어줄 수 있습니다.
사진 몇 장, 짧은 글 몇 줄이면
낯선 이의 손으로 건너가 버립니다.
저는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살 땐 오래 망설였고,
한 번 곁에 둔 건 좀처럼 놓지 못했습니다.
손때 묻은 물건을 내어주는 건
마치 나 자신을 떼어내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말했습니다.
“언니, 어차피 안 쓰잖아. 팔아봐. 요즘 다 그렇게 해.”
망설임 끝에, 애써 마련했던 미용기기를 올렸습니다.
사진을 찍고 글 몇 줄을 적는 순간,
내 방 한쪽에 있던 시간이
낯선 광장에 세워진 듯했습니다.
곧바로 알림이 울렸습니다.
“이거 제가 살게요. 지금 바로 가능할까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누군가가 내 손때 묻은 것을 원하다니.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묘한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곧 이어진 또 다른 메시지가
심장을 서서히 조여 왔습니다.
“혹시… 반값은 안 될까요?”
짧은 한 줄.
깎인 건 값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습니다.
거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러나 화면을 닫기도 전에 다시 알림이 울렸습니다.
“사실… 남편이 며칠 전 갑자기 직장을 잃었어요.
시어머님도 병원에 계시고… 제가 좀 힘들어서 그래요.
제 입으로 이런 말 하는 것도 부끄럽지만,
정말 사정이 급합니다.”
그녀의 글은 금 간 유리처럼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허술해서 진짜 같았고, 그래서 오히려 내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그저 흥정일까. 아니면 절박한 부탁일까.’
내 안에서 두 목소리가 맞섰습니다.
‘아니다, 팔지 마라.’
‘그래도 도움이 된다면…’
나는 한참 동안 화면을 내려다봤습니다.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왔습니다.
결국 손가락이 느릿하게 움직였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어디서 뵐까요.”
곧바로 답장이 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제가 은혜는 꼭 잊지 않을게요.”
그 글을 읽는 순간, 묘한 기시감이 스쳤습니다.
그녀가 찾는 건 물건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같았습니다.
나는 쇼핑백에 물건을 조심스레 담았습니다.
한참 붙들다가 결국 약속된 장소를 지도에 찍었습니다.
그 순간, 소름 같은 예감이 스쳤습니다.
내가 건네려는 건 기계가 아니라,
내 마음의 조각을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려보내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조각이 어디로 닿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섬뜩하게 가슴을 죄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