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진짜와 가짜

사담인의 서늘한 이야기 2편

by 인유

저는 그녀가 알려준 장소로 향했습니다.

한 손에 쇼핑백을 꼭 쥐고 있었지요.


단순한 기계일 뿐인데, 발걸음이 이상하리만큼 무거웠습니다.

오래 서 있던 끝에, 멀리서 누군가 다가왔습니다.


햇살처럼 환한 미소를 터뜨리며, 아무렇지 않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조금 전 메시지 속 고백—

남편의 실직, 병원에 누운 시어머니.

그 말들은 도무지 이 얼굴과 겹치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나는 목소리를 삼킨 채 고개를 숙였습니다.


“혹시… 거래하러 오신 분 맞으세요?”

“네, 맞아요. 아딸 맘 님이시죠?”


그녀의 말투는 단정했고, 놀라울 만큼 당당했습니다.

주저함은 없었습니다.

내 시선은 저도 모르게 반짝이는 것들에 끌렸습니다.

목에 걸린 로고, 귓불의 작은 보석,

가방이 흔들릴 때마다 반짝이는 가방의 금속 장식.


그 순간,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조금 전의 그 고백은 진짜였을까.

아니면… 이 웃음이 가짜인 걸까.’


내 표정의 흔들림을 읽은 듯, 그녀는 더 크게 웃었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따뜻하지 않았습니다.

날 선 거울처럼, 내 안을 훤히 들여다보는 듯했습니다.


나는 직감했습니다.

이 만남은 오래 두면 안 된다는 것을.


“물건은… 여기 있습니다.”

“아, 네.”


그녀는 쇼핑백을 낚아채듯 받아들였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는 손길엔 망설임이 없었죠.


“어머, 사진보다 실물이 좀 못하네요.

7만 원은 깎아주셔야겠어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장터의 상인처럼 매끄럽게 흘러나오는 말들.

나는 이미 기세에 눌려 숨조차 가빠왔습니다.

내 눈빛과 떨린 숨결은

‘초보’라는 표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저… 오만 원 이상은 안 되는데요.”


간신히 떨어진 말.

그녀는 잠시 나를 내려다보다가, 입꼬리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거, 가품 아닌가요?”


그 말이 한 줄기 바람처럼 스쳤습니다.

눈길이 차갑게 얼어붙었죠.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럴 리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목소리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모를 리 없었습니다.

물건을 들어 보이며, 그녀가 단정 짓듯 말했습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써보면 알겠죠.”


그 말은 물건이 아니라,

나를 겨누는 칼날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서늘하게 파고든 건 말이 아니라—

의심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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