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저물 때, 너를 생각한다.

by 인유

노을이 기울고
나는 잠시 멈춰 선다.


붉은 하늘이
너의 얼굴을 닮아 있었다.


낙엽은 서로 부딪히며
내 마음보다 먼저 음악을 만든다.


그 소리에 걸려
나는 또 네 쪽으로 기운다.


머그컵에 남은 온기,
식어가는 차의 김,
내 손바닥의 빈자리.


너는 오래전에 사라졌으나
가을마다 되살아나
내 옆에 앉아 있다.


한때는 빛,
한때는 숨결.


나는 그저
저물어가는 빛을 붙잡으려
너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