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앞가림 하고 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을 ‘번듯하다’고 말한다. 듣기만 해도 알만한 우리나라의 기업이나 남들 보기에 화려한 직함. 예상되는 수입. 정말 그 자식만 번듯한 걸까. 아직 자식이 없어 부모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힘들겠지만 어렴풋이 유추해보자면 내 자식이 어디서든 제 앞가림을 하며 사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창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제 몫의 책임을 다하고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일상을 꾸려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가장 본질적인 모습이자 진정한 의미의 ‘번듯함’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시간이 흐를수록 ‘보살핌’에서 ‘지켜봄’으로 변해간다. 부양자의 몫을 내려놓는 시기가 온다. 자식이 어릴 때야 손수 모든 것을 챙겨줘야 함에 부담감을 느끼지만 성인이 된 자식은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게 딱히 없다. 그러니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지탱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수 밖에.
결국 제 앞가림을 하는 자식은 부모를 걱정시키지 않는 자식이며 부모의 노후를 심리적으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다. 효자 났다. 분명 부모는 자식의 그런 당당한 모습을 보며 살아온 세월의 보람을 느낄 것이다.
제 앞가림 하는 자식의 일상은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부모가 그러했듯 수많은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얻어낸 단단한 결과물이며 어떤 성공 스토리보다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번듯함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