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업계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

Meta와 Amazon의 새로운 Trajectory를 보며.

by JK


언젠가부터 Apple 스타일의 키노트가 테크 회사들의 전형적인 키노트 스타일이 되었다. 잡스 아저씨가 키노트계에서 한 획을 그은 지 벌써 10년이 넘은 지금도 수많은 테크 회사들 + 스타트업들이 비슷한 스타일로 키노트 또는 pitch를 한다. 한 때는 이런 키노트 스타일만으로도 (조금 속된 말로) 거의 반은 먹고 들어갔었던 것 같다.


이제는 좋게 말하면 전반적으로 (audience를 위한) 키노트의 수준이 올라간 것이고, 나쁘게 보면 다들 상향 평준화가 되어버려서 (재미?라는 측면에서)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즉, 이제는 컨텐츠(제품이든 서비스든)가 정말 좋지 않으면 관심이 안 간다는 거다.


잠깐 다른 이야기로, 한때 구글, 애플, 아마존이 정말 비슷한 지향점을 가지고 (직설적으로 말해서) 모든 것을 다 해 먹으려고 했던 때가 있었다. 신기한 것은 출발점은 다 달랐는데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했던 바가 비슷했다. 구글은 검색에서 디바이스로, 애플은 디바이스에서 서비스로, 아마존은 쇼핑/커머스에서 역시 서비스와 디바이스로 계속 확장을 해나갔다. 특히 IoT가 테크계에서 가장 hot한 주제였던 2014년, 2015년 정도에 좀 심했던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vertical 영역에서 시작해 소비자 대상으로 다른 vertical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취했다.


시간이 흘러 흘러.. 지금 잘 나가고 있는 테크회사들을 보면 위에 말한 전략이 통한 회사가 있고, 여전히 노력하는 회사가 있고, 이도저도 안 되는 회사가 있고, 새롭게 뭔가 해보려는 다른 테크회사들이 있다. 굳이 특정 회사를 말하지 않아도 대충 감이 오시리라 생각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 추석연휴를 마치고 돌아와서 일하고 관련된 것 같아서 일부러 안 보고 있다가 메타의 Meta Connect 2023을 봤다. 예상보다 Meta Quest 3가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pple Vision Pro에 비하면 확실히 가성비는 있을 것 같고, Quest 2의 단점이 많이 보완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다). Ray-Ban 선글라스 기반의 2세대 Meta Smart Glass도 1세대 때보다는 한번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궁금하긴 했다. 키노트 스타일은 비슷했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나 봤을 때 내용(제품)은 그래도 Meta가 한동안 버벅거리고 있다는 느낌에서 이제 좀 괜찮아지려나? 하는 기대가 생길 정도였다. (꽤 괜찮았다는 이야기다.)


Meta Connect도 본 김에, 지난번에 안 봤던 Amazon의 Amazon 2023 Device Event를 찾아봤다. 그런데, 약간 놀랐다. 내용이 솔직히 너무 실망스러웠다. Keynote진행도, 진행자도, 각 제품별 발표나 발표자도 정말 내가 예전에 알던 아마존인가? 할 정도였다. 2015년에 통하던 Amazon의 제품 전략을 시대가 변한 현재에도 그 방법 그대로 써보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쉽게 말해 엄청난 가성비와 네트워크 효과가 통했던 옛날의 전략을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었다. 한때 아마존을 보며 잘하면 구글만큼 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고. 실제로 AWS 같은 서비스를 보면서 아마존이 정말 대단한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몇 년 전까지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마존이 몇 년 전부터 뭔가 innovation측면에서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는데, 그 시기와 맞물려서 나도 한국에 오기도 하고 아마존 서비스와 실제로 조금 멀어져서 내가 관심이 적어져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 새삼 다시 느꼈다. 정말 아마존이 조금 망가졌구나. Timing은 정말 신기하게 Andy Jassy가 AWS의 수장을 맡아서 잘하다가 제프 베이조스의 뒤를 이어 아마존의 CEO가 된 다음이다.


테크 세계의 최전선에 있는 세계 최고의 회사들의 싸움을 보면 정말 보이지 않는 전투(?) 같은 느낌이 든다. 방심하는 순간, 잘못된 전략 또는 잘못된 실행을 하는 순간, 그동안 1등이었던 자신들의 경쟁력은 순식간에 밀려나기도 한다. 순식간이라는 의미가 한두 달은 아니지만 짧으면 6개월-1년 사이에도 티가 나고 2-3년 뒤지면 확실하게 티가 난다. 오늘 아마존을 보면서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지금 아마존이 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단지, 예전에 오랫동안 잘 유지했던 성장의 흐름이 어디에선가 문제가 있는 것 같고, 그것이 그들의 제품에서도, 겉포장에서도 드러났다는 것이다.


오늘 메타를 보면서 조금 positive 하게 놀랐고, 아마존을 보면서 조금 negative 하게 놀랐다. 테크업계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고 믿는데... 기존과 다른 trajectory를 보여주는 두 기업을 보게 돼서 흥미롭게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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