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에게서 배우는 리더십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사람들: 리더십과 조직의 자정 작용

by JK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다.


2005년 청룡영화제에서 배우 황정민이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했던 수상 소감이다. 너무나 유명한 수상 소감이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정반대로, 다른 사람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놓고 '이 밥상은 내가 차렸다'라는 이들도 있다.


황정민의 수상 소감은 그의 인간적인 겸손함과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 대한 존중을 드러낸 최고의 수상 소감이었다. 반대로, 숟가락만 얹으면서 '이 밥상 내가 차렸다'라고 떠벌이는 사람들은 그들의 인간적인 오만함을 드러낸다. 실제로 일을 한 동료들에 대한 존중 없는 안하무인 태도와 본인만을 위하는 이기주의가 그대로 드러난다.


별로 겪지 않으면 좋을 일이지만, 사회에서 특히 상하관계가 있는 직장에서는 이런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아마 다들 경험이 있을 것이다. 더 안타까운 상황은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더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좋은 조직은 잠깐은 몰라도 결국은 이런 이들이 걸러진다. 하지만 좋지 않은 조직은 이런 이들이 '꾸준히' 인정받는다.


불순물이 들어올 수는 있지만 좋은 필터로 걸러지는 자정 작용이 있는 조직이 있다. 반면, 필터 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자정 작용이 작동하지 않는 조직도 있다. 그 필터는 조직 운영에서 나타난다. 더 큰 문제는 그 불순물을 먹게 되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필터 자체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나뿐 아니라 다른 이들이 그런 불순물을 먹어서 안 되기 때문에 좋은 필터를 사용하려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리더의 문제다.


결국 불순물을 걸러내는 데는 필터(조직 운영)와 필터에 대한 결정을 하는 사람(리더) 양쪽 모두 중요하다.


나의 커리어 시작이 내 스타트업이기도 했고, 미국에서 직장 생활이 워낙 리더십을 중요하게 이야기 했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리더십과 조직에 대한 관찰과 고민이 많았다. 최근에 나 스스로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고, 내가 속한 조직은 어떤 것인가를 돌아볼 일이 많아진다.

오늘 문득,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서 밥상에 욕심을 부리는 이들은 황정민의 수상 소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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