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FTOVER – 남은 쿠키를 브랜드로 바꾸다

남은 쿠키는 재고가 아니다. 브랜드의 씨앗이다.

by ENTJ 쿠사장

어느 날, 쿠키가 많이 남았다.

계산이 틀렸다.

날씨도 안 좋았고, 그날따라 손님도 적었다.


그날 밤 나는 쿠키들을 바라보다가

그걸 버리는 대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쿠키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

참여를 원하신다면 댓글, DM 주세요.”


그날 8명을 선정하고, 나는 쿠키를 포장해 발송했다.


며칠 뒤, 그들의 피드에 내 쿠키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태그도, 멘션도, 자연스러웠다.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콘텐츠였고, 그래서 더 진심처럼 느껴졌다.


놀라운 건 그다음이었다.

서포터즈 신청을 위해 계정을 팔로우한 사람들이 그대로 남았다.

“이번엔 저도 신청해도 되나요?”

“친구 피드 보고 왔어요. 이거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자연스럽게 팔로워가 늘었고,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함께 자라났다.


광고비를 한 푼도 쓰지 않았지만,

서포터즈 한 명이 열 명의 고객을 데려오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더 고마운 건, 서포터즈 대부분이 나중에 단골이 되었다는 점이다.

처음엔 무료로 받았지만, 다시 제 돈을 내고 쿠키를 사갔고,

“오늘도 쿠키 받았어요!”라는 DM을 보내왔다.


그렇게 하나의 서포터즈가

고객이 되고, 팬이 되고, 브랜드의 자발적 확산자가 되었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서포터즈 확장 방식


1. 인스타그램 쓰레드로 연동 활용

• 쓰레드에서 “쿠키 고르는 나의 진심 모먼트.zip”,

“서포터즈 신청할 때 썼던 문장 다시 보기” 같은 짧고 공감 가는 글귀 중심 콘텐츠 제작

• 서포터즈 콘텐츠를 친근한 텍스트 중심 밈처럼 재생산 브랜드와의 거리 좁히기

• 피드보다 캐주얼한 톤으로 브랜드 성격 강화


예시 쓰레드 문장:

“쿠키 하나에 진심인 사람 모여주세요.”

“서포터즈 떨어졌는데 계속 산다는 나, 뭘까?”

“이 브랜드 쿠키 리뷰 쓸 때 내 감정선도 넣어도 되나요?”


2. 스토리 DM 공동구매형 전환

• 서포터즈 모집을 핑계로 “오늘만 DM 주문 열어요” 식으로 소규모 한정 판매 반응 서포터즈 유입 전환

• 요즘은 단순 제품보다 “소통 + 한정성”에 고객이 반응함

• DM 기반 운영은 소규모 브랜드에 인위적이지 않은 연결 효과를 줌


3. 고객 콘텐츠를 ‘밈’처럼 활용하는 브랜딩

• 서포터즈 후기 중 인상적인 문장 캡처 피드나 릴스 자막으로 재활용

• 예:

“이거 먹고 다시 안 사면 진짜 사람 아님”

“이 쿠키 먹으면서 다이어트 얘기해도 돼요?”

• 리뷰를 콘텐츠화하면 고객이 브랜드 확산의 주체가 됨


4. 틱톡/릴스에 진입 장벽 낮은 짧은 포맷 시도

• “서포터즈가 리뷰 쓰는 순간 영상”

• “서포터즈 패키지 언박싱 브이로그”

• “이번 주 서포터즈 맛 리액션 몰아보기”

포장, 피드백, 감성 멘트만 넣어도 광고 느낌 없이 확산 가능


5. 서포터즈를 콘텐츠 파트너로 ‘승격’시키기

• 서포터즈 중 일부에게 ‘크리에이터 키트’ 제공

• “오늘은 서포터즈가 찍어준 쿠키 사진으로 업로드했어요”

브랜드가 고객 콘텐츠에 의존하는 구조를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만드는 방식



만일 요즘 트렌드에 맞춘 방식이 어렵다면,

나는 그보다 더 단순하고 현실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봤다.


단체에 ‘선물’처럼 조용히 건넸다.


동네 맘카페 운영진, 근처 학교, 학원 선생님 등

지역에서 유입력이 있을 법한 단체에

“이런 쿠키 만들고 있어요 :)”라는 메모와 함께

쿠키 몇 개를 포장해 조용히 전달했다.


대단한 소개도, 화려한 패키지도 없었다.

하지만 그 소박한 ‘선물’이 단체 채팅방이나 인스타 스토리로 번지면서 한 번에 10~20명씩 단체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또 주변 가게 사장님들께 “당 충전하세요” 하고 나눴다.


같은 골목에서 장사하는 사장님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연결된다.

“오늘 쿠키 조금 남았는데 드셔보실래요?”

“요즘 당 떨어지시죠?”

그 한마디가 인맥이 되었고,

어떤 날은 재료를 빌려주기도 하고

어떤 날은 “오늘 저희 매장 붐벼요, 이 시간 피하세요”라는 운영 꿀팁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나보다 오래 운영한 사장님들에 운영 꿀팁은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귀한 자산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한 손님이 말했다.


“이거… 거기 쿠키 맞죠? 옆 가게 사장님이 주셨어요.”


그 말에서 알 수 있었다.

구전은 가장 진심에 가까운 홍보라는 걸.



남은 쿠키는 재고가 아니다.

홍보의 기회고, 관계의 시작이고, 브랜드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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