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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Jan 30. 2022

자연도 생로병사를 거듭하면서 돌고 돈다.

고장 난 허리를 항상 체크하며 지내야 하는 삶이 고달프지만~


평소대로라면, 매해 1월은 내게 가장 편안한 기간이다.

다시 시작하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고, 1년 치 잔병치레까지 모두 다하는 여유로운 나날들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감기 몸살 독감도 잘 피해 가는 중이니 2년째 1월 잔병치레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가!

올 1월 끝자락인 29일 아침부터 허리 통증이 심해져 고생 중이다. 

전조 증상이 살짝 있었지만, 최근엔 부신절제 수술 후 통증도 거의 없어 컨디션이 좋았기에 나 스스로에게 힘을 주며 가벼운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암튼 의자에 앉기도 서기도, 누워서 뒤척이기도 쉽지 않은 힘든 최악의 시간을 스스로 밀어내고 있는 중이다. 



28일 지방 출장에서 돌아남편 '묵'에게 다시 무거운 짐을 안겨준 꼴이 되었고, 아들이 엄마를 위해 사들고 온 작은 케이크 컷팅도 희망의 덕담을 나누는 대신 건강하게만 해달라는 간절함을 담았다. 


2022년 1월, 곳곳에서 한파와 초미세먼지가 새해의 부푼 희망을 짓밟곤 했다.

하루하루가 시리고 아픈 걸 보면 아직 봄은 멀다. 

1월이면 항상 희망을 이야기하고, 새 설계도를 그렸었는데.....

어느새, 첫 달도 다 지나간다. 

오늘, 다행히도 내 눈에 담긴 세상은 추위에 떨거나, 미세먼지 뒤집어쓴 초췌한 모습이 아니어서 좋다. 

나 홀로 허리 통증 붙잡아 쥐고 1월을 접으며, 그동안 한파와 미세먼지에 짓눌렸어도 다시 중심을 잡는다.


오랫동안 견뎌온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지만, 점점 더 냉담해지는 우리 절친인 자연환경의 태도에 당황한다.

지구 온난화 위험이 이렇게 우리 곁에서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니, 놀랍다.

아직도 이 '불편한 진실'을 대면하지 못하고 있는 아둔함이 두렵다.

자연은 가끔 호된 시련을 주며 우리를 긴장시키곤 했다.

그러나 이렇게 변심한 절친을 탓하기 앞서 이기적인 생활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해마다 연둣빛 세상이 꿈길처럼 달려왔고, 이어진 녹음의 향연이 눈부셨다. 

갈바람이 불어오면 여유롭던 황금빛 물결은 늘 나를 품어주었다. 내 가슴은 늘 설렜다.

한 겨울엔 온아한 은자의 모습으로 추위까지 감싸 주던 그 절친이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그 변화에 무심한 채, 계절마다 늘 가슴은 뛰었고, 이기적인 질주도 멈추지 않았다.

나비의 여린 날갯짓, 폭우로 무너져 내리던 붉은 산이 안쓰럽고 두렵다.

풍성한 햅쌀과 햇과일은 누구를 위한 결실인가?

자연이 주고 간 가을의 결실도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농부의 노고도 당연한 건 아니다.

탐스러운 결실은 곧 그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크게 보면 자연도 생로병사를 거듭하면서 돌고 돈다. 


사진출처: 픽사 베이 무료 이미지

한동안 견뎌낼 만한 추위에도 엄살떨며, 동장군을 탓하곤 했다.

점점 더 견뎌내기 힘들 만큼의 한파가 수시로 찾아든다. 

잠시 나섰던 지난주 산책길에선 1월의 냉기가 옷 속을 후벼 파고들었다.

한 겨울에도 햇살이 내리면, 오후엔 추위가 슬쩍 물러나기도 하지만 북풍한설에 떠는 겨울밤은 다시 검은 창을 두드리며 울부짖는다. 

추위에 움츠려 드는 것도 자연의 이치이니 그대로 받아들인다. 


매일 아침마다 '오늘의 날씨'를 들여다보며 초미세 먼지와 미세먼지 상황을 점검하며 살아야 하는 것은 괴롭다. 뿌연 세상을 바라보아야는 시선은 늘 무겁다.  

코비드 변이 바이러스가 휘감아 도는 세상이 두렵다. 

고장 난 내 허리를 항상 체크해야 하는 삶이 고달프고 귀찮다.

허리 통증이 심한 날엔, 작년 9월 부신절제 수술할 때 두렵던 그 마음까지 함께 들러붙는다. 

모두 비켜갈 수 없는 현실이다. 

남은 생 내내 이런 상황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과 지혜를 다시 꼭 움켜 잡아 쥔다. 


"여러분! 새해 만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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